서울의 한 여고생이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을 놓고 유족이 친구들의 집단 괴롭힘 때문이라고 주장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번에는 휴대폰 집단대화에서 언어폭력이 문제였다.
16일 서울 송파경찰서에 따르면 고교 1학년인 강모(16)양은 14일 오후 1시15분쯤 자신이 사는 송파구의 한 아파트 11층 복도에서 뛰어내렸다. 경비원이 이를 목격해 경찰에 신고했지만 강양은 이미 숨진 상태였다.
경찰은 강양이 숨지기 전 가족과 친구에게 안부를 전하는 유서를 남긴 점과 타살 흔적이 없는 점으로 미뤄 이 사건을 자살로 여겼다.
유족들은 강양이 또래 학생들이 퍼부은 집단 언어폭력을 견디다 못해 죽음을 선택했다고 주장했다. 강양의 아버지는 "딸이 자살하기 20분 전 휴대전화 대화방에서 아이들이 퍼부었던 욕설 내용을 내게 보여줬다"며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마지막 메시지였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양을 괴롭힌 학생들 같은 중학교를 나온 친구들이며 현재는 강양이 다니던 학교 인근 학교의 학생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집단 욕설에 가담한 학생들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까진 자살 이유가 집단 괴롭힘 때문인지, 아니면 성적 비관이나 단순한 우울증 때문인지 단정 지을 수 없으며 여러 정황들을 토대로 수사해보면 가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빈기자 hb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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