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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과거사 반성 없이 '정치쇼'로 몰고가는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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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과거사 반성 없이 '정치쇼'로 몰고가는 일본

입력
2012.08.15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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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독도 방문을 강행하고, 일왕이 한국을 방문하려면 진심 어린 사과가 우선이라고 발언하는 등의 잇단 대일 강경자세에 일본사회가 충격을 받고 있다. 지일파 대통령으로 한일관계에 적잖은 공을 들여온 이 대통령의 예기치 못한 행동을 일본 언론은 연일 주요 기사로 보도하고 있다. 일본 정가는 임기를 얼마 남겨놓지 않은 이 대통령의 돌출행동이 향후 한일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불쾌해한다. 일본의 대다수 뉴스 프로그램은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이 런던올림픽 한국 축구대표팀의 박종우 선수가 독도 세리머니를 하게 된 원인을 제공했고, 결국 메달 박탈은 물론 병역면제 대상에서 제외될 위기에 놓였다는 내용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런 반응을 보면 일본이 이번 사건을 본질은 외면한 채 정치적 선전용으로 몰고 가려 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일본 언론은 이 대통령의 독도방문과 일왕의 사과 요구를 17%까지 떨어진 지지도를 끌어 올리기 위한 정치적 쇼로 분석한다. 한국 국민 84%가 독도 방문을 찬성한다는 여론에 고무돼 일본에 대한 발언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지난해 말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와 만나 위안부 문제에 대한 진지한 해결책을 요구했고, 이에 대해 일본은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으로 위안부 문제는 완전 해결됐다는 면피성 발언만을 되풀이했다는 점은 거의 다루지 않는다. 왜 한국 국민의 반일감정이 고조됐고, 이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하게 됐는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은 찾아볼 수 없다. 일본이 최근 초중고교 교과서와 외교청서, 방위백서 등을 통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핵무장을 의심케 하는 헌법개정 추진, 자위대의 군사력 강화 등으로 주변국을 긴장시키는 것에 대한 설명도 없다.

8월15일은 한국에서는 '광복절'이지만 일본은 '종전기념일'로 부른다. 전쟁을 일으킨 당사자가 드러나지 않는 문구는 일본이 과연 과거사를 반성하고 해결할 의지가 있는 지 의문스럽게 한다. 일본이 국제사회의 주요국임을 자임하려면 과거사 문제 해결을 통해 주변국과 먼저 원만한 관계를 이뤄나가는 것이 순서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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