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정권의 독재에 맞서 민주화운동을 벌이다 1975년 주검으로 발견된 고 장준하 선생에 대한 타살 의혹이 다시 제기됐다.
장준하 선생의 아들 장호권(63)씨는 15일 "경기 파주시 광탄면 나사렛 천주교공동묘지에 안장된 아버지의 유해를 지난 1일 파주시 탄현면 성동리 통일동산 추모공원으로 이장하는 과정에서 법의학자 등 10여명이 참여해 37년 만에 유골에 대한 검시를 했다"며 검시 결과 오른쪽 귀 뒷부분에 5~6㎝ 크기의 구멍과 주변에 45도 각도로 7~8㎝ 길이의 금이 가 있는 것을 확인했고, 이는 '인위적 상처'라는 검안 소견을 받았다고 밝혔다.
장씨는 "대선을 앞둔 미묘한 시기인 만큼, 검시 결과의 공개 수위를 정한 뒤 17일 추모공원 제막식 때 장준하기념사업회가 내용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념사업회 관계자는 "16일 회의를 갖고 공개 내용 및 수위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준하 선생은 1918년 평북 의주 출생으로 일제강점기 광복군으로 독립운동을 했고, 1953년 월간 '사상계'를 창간해 반독재 투쟁에 앞장섰다. 장 선생이 1975년 8월 17일 경기 포천군 약사봉에서 숨진 채 발견되자 정부는 실족사로 발표했지만 권력에 의한 타살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2004년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는 타살 의혹을 조사한 뒤 '진상규명 불능'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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