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중에 이상한 내용이 있습니다. 육아 휴직을 사용한 여성이 복직했을 때 원래 자리로 못돌아 온다는 건 피해 보는 게 아니라고 봅니다. 휴직했을 때 자기 자리 메운 사람은 그 사람 복직하면 바로 회사를 나가야 하는 건가요. 너무 이기적인 생각 아닌가요.(6일자 6면 "육아 휴직은 사실상 금기…집에서 애 돌보려면 사표 쓰는 수밖에" 기사에 대한 '매요한'님의 댓글 의견입니다.)
좋은 지적입니다. 육아 휴직자의 업무 공백을 메우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회사 동료들이 휴직자의 업무를 분담해 맡거나, 휴직 기간 동안만 대체 인력을 계약직으로 고용하는 방식입니다. 대부분 기업은 추가 비용이 드는 대체 인력을 채용하는 대신 다른 동료들이 일을 분담토록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 육아 휴직 희망자는 동료들 눈치를 보느라 휴직하기가 힘들어지죠. 남은 동료들도 업무 가중 때문에 동료의 휴직을 곱지 않게 보게 됩니다.
정부는 이런 이유로 대체 인력 채용을 장려하고 있습니다. 기업 역시 단기간 필요한 대체 인력을 모두 정규직으로 채용할 수 없기 때문에 비정규직 사용을 선호합니다. 다만 이 경우 '매요한'님의 지적대로 휴직자 복직 시 대체 인력이 일자리를 잃게 되는 단점이 있습니다. 능력을 인정받아 계약이 연장되거나 처음부터 단기 일자리를 원했던 일부 근로자를 제외한 대부분 근로자들이 어쩔 수 없이 일을 그만둬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는 거죠.
이 같은 상황에서는 무엇보다 대체 인력의 처우 개선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대체 인력이 육아 휴직자와 업무숙련도 면에서 차이가 나더라도 기본급은 차별없이 지급해야 합니다. 장기적으로는 독일 등 선진국처럼 고용 불안정성을 안고 일하는 비정규직에게 정규직보다 더 높은 임금을 주도록 사회 구조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사회든 비정규직은 없을 수 없죠. 육아 휴직으로 인한 대체 인력 고용은 사회 발전에 따라 생기는 불가피한 현상인 만큼 이를 육아휴직자 개인의 이기심이 초래한 결과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또 기사에서 육아 휴직자가 복귀 후 원래 자리로 돌아가지 못하는 등의 불이익을 당한다고 언급한 것은 기업이 대체 인력에 대한 배려가 아닌, 육아 휴직을 사용한 데 대한 '보복'차원에서 휴직 전 해온 업무와 전혀 연관성이 없는 부서에 배치하는 행위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입니다.
남보라기자 rara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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