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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관련 대학 총장에 '관료 낙하산' 끝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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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관련 대학 총장에 '관료 낙하산' 끝없다

입력
2012.08.14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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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 등 정부 부처와 직간접 관계에 있는 대학 총장에 해당 부처의 전직 간부들이 잇따라 임명되면서 낙하산 인사 논란이 일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전액 출자해 설립한 충남 천안의 한국기술교육대는 지난 10일 제7대 총장에 이기권(56) 전 고용노동부 차관을 선임했다고 14일 밝혔다. 신임 이 총장은 행시 25회로 노사정위원회 상임위원과 노동부 차관을 역임했다. 이 총장에 이르기까지 1992년 개교 이래 6명의 역대 총장 가운데 4명이 노동부 고위관료 출신이다.

6대 전운기 총장은 노동부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고, 5대 정병석 총장은 노동부 차관, 4대 문형남 총장은 노동부 기획관리실장을 지냈다. 2, 3대 총장을 지낸 권원기 전 총장은 과학기술처 차관 출신으로 이낙주 초대 총장을 제외하곤 전원이 퇴임공무원 출신이다.

농림수산부(전 농림부)와 밀접한 관계에 있는 경기 화성의 한국농수산대학도 상황은 마찬가지이다. 1995년 7월 한국농업전문학교 설치령에 의해 1997년 설립된 농수산대는 2009년 한국농수산대로 학교명이 변경될 때가지 총 7명의 교장ㆍ학장 중 4명이 농림부 고위 간부 또는 대통령 직속 위원회 출신이었다. 2010년부터 재직 중인 배종하 총장은 농림부 국제농업국 국장 출신이고, 김양식 6대 학장은 대통령 직속 농어업 농어촌특대위 제1분과위원, 정명채 5대 학장은 농림부에서 근무하다 청와대 농어촌 정책팀장을 역임했다. 또 박해상 3대 교장은 농림부 식량생산국장을 거쳐 교장을 역임한 후 농림부 차관보에 임명됐다.

한기대와 한국농수산대에서 낙하산 인사가 관행화 된 이유는 이들 대학이 정부가 출연해 설립한 산하기관으로 정부의 입김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기대는 총장 선임 때마다 낙하산 논란을 겪어왔다. 최근 한기대 교수협의회와 일부 졸업생들은 "이번 총장선임과정에서도 예외 없이 낙하산 인사가 이뤄졌다"고 반발하며 인터넷 포털 사이트와 청와대 자유게시판 등에 총장선임 방식 개선을 촉구하는 내용의 글을 올려 논란이 됐다.

노동부의 입김이 거센 직업교육대학인 한국폴리텍 대학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김봉준 전국폴리텍대교수협의회 총회장은 "낙하산 인사의 폐해를 막기 위해 이사 제도가 새로 생겼지만 노동부 담당과장 출신이 이사로 왔다"며 "최근 6곳의 지역대학장을 모집하는데 이 중 3곳의 학장이 노동부와 정치권 인사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져 내부적으로 반발이 거세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수는 "총장은 합리적이고 업무능력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하는데 유관 부처 관료를 임명하는 건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총장 직선제를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천안=이준호기자 junhol@hk.co.kr

권영은기자 you@hk.co.kr

안아람기자 onesh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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