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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올림픽, 8·15, 그리고 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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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올림픽, 8·15, 그리고 한류

입력
2012.08.14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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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 8ㆍ15 광복절은 올림픽 이야기로 풀어가는 것이 당연할 것 같다. 왜냐하면 우리나라가 1948년 7월, 가슴에 태극기를 달고 처음으로 올림픽에 출전했던 곳이 바로 영국 런던이고, 이번에 바로 그 런던에서 원정 올림픽 사상 최고 성적인 종합 5위를 달성했기 때문이다.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을 안겨준 우리 국가대표 선수들의 땀방울을 '병역혜택' 같은 이슈로 몰고 가는 외국인들의 시선은 도리어 그들의 시샘 정도로 너그럽게 넘기도록 하자.

필자는 런던 올림픽 중계를 보면서 스포츠와 함께 '한류'를 생각했다. '한류'를 넓게 보아 '세계적인 경쟁력과 매력을 지닌 한국의 그 무엇'이라고 한다면, 이번 런던 올림픽 결과로 나타난 우리의 스포츠가 바로 '한류'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불과 몇 년 전만해도 한국의 수영, 펜싱, 축구가 세계 최고 수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64년 만에 다시 찾아간 런던에서 한국 스포츠는 '멈춰 버린 1초' 같은 지독한 편파 판정에도 굴하지 않고 스포츠 5대 강국이라는 당당한 모습을 세계에 과시했다.

'한류'의 중심에 있는 K팝 아이돌 스타들 뒤에는 세계무대를 꿈꿨지만 그 꿈을 이루지 못한, 그래서 그 회한과 열정을 후진 양성으로 만족해야 했던 세대가 있었다. 마찬가지로 더 거슬러 올라가면 1948년 7월, 기차타고, 배타고, 무려 20여일 만에 겨우 런던에 도착한 대한민국 첫 올림픽 대표 팀이 있다.

그렇다. 한류와 올림픽 메달 모두 결코 갑자기 얻게 된 결과가 아니다. 지난 수 십 년간 우리 국민들의 악착같은 노력, 그것 없이는 불가능했다. 우리는 악착같이 노력해서 '압축성장'을 달성했고, 피나는 투쟁으로 '압축민주화'를 이룩했다. 또 우리의 엄청난 교육열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연설의 단골 주제가 될 정도가 됐다. 그 결과 이제 우리의 젊은이들이 그들 DNA 속에 5,000년 동안 간직하고 있던 문화예술, 스포츠 재능을 세계무대에서 마음껏 펼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제부터다. 우리가 지금까지는 타고난 근면함으로 선진국들을 따라잡았지만, 앞으로 그것만으로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97년 외환위기 이후 중산층의 급격한 감소, 소외감과 상대적 빈곤층 증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 중 가장 높은 자살률, 낮은 행복지수 등 다양한 사회적 위험 요소가 상존하고 있다.

결국 사회적 패러다임의 변화가 절실한 시점이다. 이제 더 이상 선진국을 그대로 모방하는 벤치마킹은 우리나라에서 먹히지 않는 해법이 됐다. 이미 우리의 여러 시스템을 벤치마킹 하는 나라가 늘고 있다. 우리 스스로 해답을 찾아야 하는데, 그 해답을 잡기 위한 키워드가 바로 '창의'와 '융합'이다. 우리의 경쟁 상대와 차별화하기 위해 필수적인 것이 바로 '창의력'이다. 상품의 기획, 디자인, 생산과 마케팅에서 창의력이 발휘되면 모든 것이 변화된다. 교육에 있어서도 가장 주안점은 '창의력'에 두어야 한다. 최근 가수 싸이가 발표한 노래와 춤에 세계 사람들이 열광적으로 반응을 보이는 것도 오직 '창의력'으로만 설명될 수 있다.

또 이러한 창의력이 다양한 분야에서 연계될 수 있도록 '융합' 요소가 고려돼야 한다. 이미 '한류' 효과를 통해 검증된 것처럼, 드라마 K팝 등 대중문화로 시작된 한류를 국내 관광 상품과 융합한 '한류관광'은 외래관광객 유치를 획기적으로 늘리는데 있어 창의적 '융합'의 중요성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번 런던 올림픽은 한마디로 '문화 올림픽'이다. 문화와 스포츠의 환상적 '융합'을 제대로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특히, 런던 올림픽 개막식은 영국의 문화와 역사에 대한 자부심과 그에 대한 세계의 인정, 그 자체였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도 문화, 체육, 관광을 창의와 융합으로 연계시켜 런던 올림픽을 뛰어넘는 '문화 올림픽', 세계 스포츠계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길 기원한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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