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ㆍ25 당시 북한군의 총공격 계획을 국군에 제보하고도 간첩으로 몰려 5년간 옥살이를 한 홍윤희(82)씨에 대한 법원의 재심 결정에 검찰이 이례적으로 즉시항고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 6월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이원범)가 홍씨에 대해 재심 결정을 내리자 6일 뒤 즉시항고장을 법원에 제출했다. 검찰의 즉시항고로 홍씨는 미국 출국을 미룬 채 국내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사건은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 최규홍)에 배당됐다.
당초 법원은 미국 국방성 미군역사국 한국전쟁사 의 집필자인 로이 애플맨이 작성한 '홍의 정보(The Hong's Information)'라는 문건이 홍씨의 무죄를 인정할 명백한 증거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재심 결정을 내렸다. 홍씨는 1950년 9월3일 아군과 교전했다는 혐의(국방경비법 위반)로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홍의 정보'에는 홍씨가 9월1일 육군에 북한군 총공격 사실을 보고한 뒤 같은 달 중순쯤 군에 체포됐다고 기록돼 있어 재심을 통해 유무죄를 다시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검찰은 '홍의 정보'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문서 내용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9월1일과 중순 사이에 홍씨가 아군과 교전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문서 자체의 정확도에도 의문이 간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례적이긴 하지만 홍씨의 공소사실이 완전히 무죄일 가능성을 나타낼 만큼 문서가 명백한 증거로 보이지 않아 즉시항고했다"며 "재판부가 '재심 결정은 새로운 증거만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와 다르게 홍씨의 당시 피의자 신문조서 등도 고려한 절차적 문제점도 지적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홍씨는 군 복무 중 낙오돼 1950년 7월 인민군에 입대했으나 '인민군 9월 총공격 지시'라는 정보를 접하고 같은 해 9월 탈출해 국군에 이를 알렸다. 하지만 군 당국은 홍씨에게 간첩 혐의를 적용했고, 홍씨는 5년 간 복역했다.
정재호기자 next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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