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13일 안철수 재단의 활동에 제동을 걸면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대선 행보에 변수가 되고 있다. 재단이 안 원장의 대선 행보에 어떤 식으로든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정치권 관측을 감안하면 안 원장에게는 악재가 될 수 있다. 적어도 안 원장의 기반 하나가 무력화된 셈이다. 이에 따라 안 원장이 실제 대선에 출마할 경우 활용할 조직과 기반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안 원장이 대선 레이스에서 재단의 기반을 상실한다면 우선적으로 '친안(親安) 조직'에 기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안 원장을 지지하는 조직으로 '철수사랑' 'CS코리아' '철수산악회' 등이 전국에서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 최근에는 약 2만여명의 회원을 가진 '함께하는 세상 포럼 철수처럼'이 호남 지역 지지자 대표 모임을 가졌다. 안 원장이 대선 출마를 선언하는 순간 이 같은 단체들이 직간접적인 지원 조직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관측이다. 하지만 안 원장 측은 최근 '친안' 조직들에 대해 "우리 뜻과는 무관한 조직"이라면서 선을 그었다. 때문에 안 원장이 이 같은 조직들을 그대로 활용하기 보다는 자신이 주도하는 새로운 독자 조직을 만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있다.
최근 정치권에서는 안 원장이 아예 신당을 창당할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안 원장이 대담집을 출간하고 '힐링캠프'에 출연한 뒤로 소규모 비공개 일정을 소화하며 정중동 행보를 보이는 것도 제3세력 정당 창당을 위한 잠행이라는 해석이다. 일각에서는 안 원장이 민주통합당과 새누리당 쇄신파까지 흡수하는 신당을 출범시킬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만약 안 원장이 민주통합당에 입당한다면 조직이나 기반에 대한 고민은 한꺼번에 해소될 수 있다. 최근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의 흥행이 주춤하면서 안 원장을 향한 민주당 내부의 '러브콜'도 한층 탄력을 받고 있다. 심지어 다수의 현역 의원들은 다른 주자의 캠프에 합류하지 않고 관망하면서 안 원장의 입당 가능성을 대비하고 있다.
물론 안 원장 측은 이런 모든 가능성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 안 원장 측의 유민영 대변인은 "안철수 재단은 안 원장의 정치적 행보와는 아무런 상관 없는 공익재단"이라며 "지금은 국민의 의견을 듣는 단계로 신당 창당이나 민주당 입당 등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곤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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