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연재(18∙세종고)가 한국 리듬체조의 역사를 새로 썼다.
손연재는 10일(한국시간) 런던의 웸블리 아레나에서 끝난 런던올림픽 리듬체조 개인 종합 예선에서 네 종목 합계 110.300점(리본 28.050∙곤봉 26.350점∙후프 28.075점∙볼 27.825점)을 받았다. 이로써 손연재는 24명의 출전 선수 가운데 6위를 차지해 10위까지 주어지는 결선 티켓을 따냈다. 한국체조는 또 88 서울올림픽에서 첫 출전 이후 24년 만에 올림픽 결선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예선 둘째 날 손연재의 첫 종목은 곤봉. 손연재는 올 시즌 곤봉에 유독 약했다. 지난 5월 타슈켄트 월드컵에서 28.350점으로 좋은 성적을 거뒀을 뿐 대개 26~27점대를 받았다.
이날 역시 곤봉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초반에 높게 던진 곤봉을 발로 잡지 못하고 옆으로 살짝 흘렸다. 연기 중간에는 오른 신발까지 벗겨졌다. 당황할 법도 했지만 손연재는 미소를 잃지 않고 차분히 연기를 마쳤다. 그러나 점수는 26.350점으로 저조했다. 이는 4월 페사로 월드컵에서 기록한 26.300점에 이어 올 시즌 두 번째로 부진한 성적이다. 손연재는 키스앤크라이 존에서 웃고 있었지만 아쉬운 표정은 감출 수 없었다.
심기일전한 손연재는 마지막 리본 종목에서 아름답고도 우아한 연기로 곤봉에서의 부진을 만회했다. 빨간 리본은 춤추듯 아름다운 선을 그었고, 손연재의 몸짓은 흘러나오는 음악과 조화를 이뤘다. 손연재의 율동에 홀린 관중은 연기가 끝나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심판의 반응도 좋았다. 28.050점의 높은 점수를 줬다.
손연재가 목표로 세웠던 결선 진출은 달성했다. 고질적인 발목 통증 속에서도 압박 붕대를 감고, 진통제의 힘을 빌리면서까지 매일 8시간씩 꾸준히 훈련한 결실을 이뤘다. 종목마다 1분30초씩 총 6분의 연기 시간은 짧다면 짧지만 수없이 반복 훈련을 한 손연재의 노력이 고스란히 묻어난 결과물이었다. 순간의 실수 하나면 인고의 시간은 물거품이 되기 때문에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손연재는 어린 나이에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연기에 집중했다.
결선은 11일 오후 9시30분 열린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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