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트에 의한, 볼트를 위한, 볼트의 레이스'였다.
'인간 번개' 우사인 볼트(26ㆍ자메이카)가 런던올림픽 100m에 이어 200m를 석권했다. 올림픽 2회 연속 2관왕이다. 1896년 제1회 아테네올림픽 이후 116년 동안 남자 100m, 200m를 동시 2연패한 선수는 볼트가 처음이다. 볼트는 이로써 자신이 공언한 대로 올림픽에서 100m와 200m를 2회 연속 제패하는 '전설'로 남게 됐다.
볼트는 10일(한국시간) 오전 런던올림픽 스타디움에서 끝난 남자 200m 결선에서 19초32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는 올 시즌 자신의 최고기록이자 랭킹1위에 해당한다. 볼트는 비록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세계신기록(19초19)에는 미치지 못했으나 다리 햄스트링 부상 등으로 올 시즌 19초83에 그친 부진을 일거에 뒤집고 건재를 과시했다.
볼트는 또 2008년 베이징올림픽, 2009년 베를린세계육상선수권대회,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에 이어 이번 올림픽까지 200m에서 메이저대회 4회 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볼트의 출발반응속도는 0.180초. 초당 풍속은 0.4m였다. 7번 레인에서 출발한 볼트는 곡선 주로에서 이미 경쟁자들을 따돌린 뒤 남은 100m 직선 주로로에 접어들면서 격차를 점점 더 벌리는 괴력의 레이스를 펼쳤다.
4번 레인의 요한 블레이크(23ㆍ자메이카)가 150m지점까지 볼트를 압박하기도 했으나 볼트는 결승선을 20여m 앞두고는 승리를 확신한 듯 오히려 속도를 줄이고 블레이크를 곁눈질하는 여유를 보였다.
골인 직후 팔굽혀 펴기를 하는 등 특유의 끼를 발산한 볼트는 사진 기자의 카메라를 빼앗아 기자들을 찍는 제스처까지 취하며 기쁨을 만끽했다. 볼트는 또 자메이카 국기를 목에 두르고 양팔을 벌려 하늘을 찌르는 '번개 세리머니'를 펼쳐 8만여 관중의 환호에 답했다.
베이징올림픽 포함 5개의 금메달을 따내 역대 자메이카 최다관왕에 오른 볼트는 대회 폐막일 12일엔 400m계주에도 나서 올림픽 2회 연속 3관왕에 도전한다.
볼트에 이어 요한 블레이크(19초44), 워런 와이어(19초84) 등 자메이카 삼총사가 금,은,동메달을 싹쓸이 했다.
자메이카는 이로써 남녀 100m와 200m에 걸린 4개의 메달 중 3개를 가져갔다. 미국은 여자 200m에서만 정상을 지켜 베이징에 이어 런던올림픽까지 단거리부문에서 자메이카에 완패했다.
런던=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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