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외계인이다/
제프리 베넷 지음ㆍ이강환 권채순 옮김/현암사 발행ㆍ444쪽ㆍ1만 8000원
우주 다큐/
메리 로치 지음ㆍ김혜원 옮김/세계사 발행ㆍ416쪽ㆍ1만 5000원
6일 화성에 착륙한 나사(NASAㆍ미국 항공우주국)의 화성 탐사 로봇 큐리오시티의 임무는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을 찾는 것이다. 화성에 물이 있다는 사실은 2008년 다른 탐사선 '피닉스'가 화성의 흙을 분석해서 알아냈으니, 생명체가 존재할 조건은 일단 갖춘 것이다. 그게 공상과학 영화에서 자주 봐온 주름투성이 대머리 외계인이든, 맨눈에는 보이지도 않는 미생물이든 간에 생명체가 발견된다면, 그보다 놀라운 뉴스는 없을 것이다.
큐리오시티의 화성 착륙에 때맞춰 우주 탐사에 관한 두 권의 교양서가 번역 출간됐다. 한 권은 외계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을 묻는 책이고, 다른 한 권은 우주비행사들이 훈련이나 우주여행 중에 겪는 웃지 못할 코미디에 관한 소묘다. 둘 다 과학 전문 저술가가 썼다.
외계인이 정말 있을까? 있다면 어떻게 생겼고 어떻게 살고 있을까? UFO는 외계인이 타고온 비행접시일까. 외계인이 지구를 침공하면 어쩌지? 그런 게 궁금하다면, 나사의 객원연구원으로 근무하기도 했던 제프리 베넷 의 <우리는 모두 외계인이다> 를 보자. 외계인, 외계 생명체에 대해 현대과학이 알고 있는 거의 모든 것을 중학생도 알기 쉽게 썼다. 우리는>
결론부터 말하자면, 외계 생명체가 있다는 '과학적' 증거는 아직 없지만, 외계인(미생물이라도)이 존재할 가능성은 아주 높다. 만약 외계인이 지구를 방문한다면, 그들은 지구보다 훨씬 발달한 문명을 가지고 있을 게 틀림없다고 이 책은 말한다. 언젠가 외계인 친구를 만나기를 기대한다는 저자는 우주, 지구, 생명에 관한 과학의 연구 성과와 우주 탐사에서 수집된 증거들을 차근차근 제시함으로써 막연한 상상이나 믿음이 아닌 과학의 눈으로 외계인의 존재 가능성을 설명한다.
메리 로치의 <우주 다큐> 는 우주 탐사의 영웅으로 부러움을 사는 우주비행사들이 실은 얼마나 불쌍하고 우스꽝스런 고생을 하는지 생생하게 보여준다. 무중력 공간인 우주에서 먹고 자고 싸는 가장 기본적인 일 때문에 벌어지는, 남들에게 감추고 싶을 것 같은 어처구니 없는 소동이 주를 이룬다. 이를테면 우주에서 변을 보기 위해 하는 고군분투 같은 것들이다. 그런 생고생을 덜어줄 우주 화장실을 개발하기 위해 변 보는 순간 항문을 촬영하기도 한다니, 참 못할 노릇이겠다. 익살맞은 필치로 과학의 뒷얘기를 파헤쳐 인기 있는 작가의 책답게, 읽다 보면 여러 번 웃게 된다. 우주>
웃자고만 쓴 책은 아니다. 저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주를 향한 거듭되는 도전과 실패, 이를 극복하는 과정을 이야기하고 있다. 우주선에 갇힌 채 장기간 생활하는 데서 오는 심리적 문제, 무중력 적응, 지구로 안전하게 돌아오기 위해 거쳐야 하는 험로, 성욕과 식욕 등 기본 욕구의 해결 등 숱한 난제에 대응하는 우주비행사들의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모습을 들여다 볼 수 있다. 그렇게까지 해서 우주에 꼭 가야 할까(이 책의 마지막 장 소제목이기도 하다). "밖으로 나가서 실컷 놀아보자"는 이 책의 마지막 문장이 그 답이다. 우주는 그토록 매력적이니까.
오미환 선임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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