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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촌 아이들의 꿈 영글어가는 학교 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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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촌 아이들의 꿈 영글어가는 학교 농장

입력
2012.08.09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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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열 번째로 높은 산, 안나푸르나. 산스크리트어로 '수확의 여신'이란 이 말처럼 안나푸르나 아래엔 아이들의 꿈이 여물어가는 단 하나뿐인 학교 농장이 있다. 학교 뒷산에 농장을 만들어 농사짓는 선생님과 학생들. 구슬땀을 흘려가면서도 밝게 웃는 그네들의 이야기를 10일 저녁 8시 50분 EBS에서 방영하는 '세계의 아이들'에서 만날 수 있다.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 데우쁘르 마을은 그곳에서 차로 10시간 가야 도착할 수 있다. 이 마을에선 학교 농장을 운영한다. 열악한 학교 환경을 개선하고 가난한 학생들을 돕기 위해 선생님들이 팔을 걷고 나섰다. 수업이 모두 끝나면 선생님과 학생들이 모여 다 같이 농사를 짓는다. 나이가 지긋한 교장선생님도 함께 한다.

구슬땀으로 키운 농작물을 수확하면 선생님들은 이내 상인으로 변신한다. 꼭두새벽, 수확한 무를 팔기 위해 하나 둘 모인 선생님들은 무가 가득한 바구니를 메고 가파른 산길을 걸어 내려간다. 가로등이 없어 작은 손전등 불빛 하나에 의지해야 하는 상황. 숨은 가빠오고, 걸음은 조심스럽다.

그렇게 수 시간을 걸어 도착한 시장에서 선생님들은 무가 가득한 손수레를 끌며 이렇게 외친다. "싱싱한 무가 있어요! 학생들을 위해서 무를 사주세요!"

선생님들이 고생하는 걸 알기에 학생들은 자발적으로 학교 농장에 참여한다. 열성적으로 농사일을 돕는 학생들 중 한 명이 비스누. 그는 지병을 앓고 있는 엄마를 대신해 모든 집안일을 도맡아 한다. 하루 중 유일한 낙은 학교에 가는 것. 학교는 비스누가 고된 현실에서 벗어나 유일하게 꿈을 꿀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집안일만으로도 바쁘지만 형편이 어려운 학교를 위해 농장 일을 돕는 비스누. 힘들 법도 한데 학교를 위한 일이라고 하니 신이 나 어깨가 절로 들썩인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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