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강 등지의 급속한 녹조 확산은 4대강 사업으로 강의 유속이 느려졌기 때문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왔다. 반면 환경부 등은 녹조의 직접적 원인은 폭염과 가뭄이라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김좌관 부산가톨릭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9일 서울 중구 환경재단에서 4대강복원범국민대책위원회 주최로 열린 '4대강 전역의 녹조현상 전문가 진단' 토론회에서 "최근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녹조현상은 4대강 사업으로 설치된 보가 강의 흐름을 막아 체류시간이 길어진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7월 상순부터 중순까지 전국 강수량은 281.4㎜로 평년(204.3㎜)보다 138% 많았고, 7월 평균기온도 지난해보다 0.4도 높았을 뿐"이라며 "녹조가 증식하는 시간을 고려하면 7월 중순 이후의 가뭄이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특히 보 설치로 녹조현상이 심해진 곳은 낙동강으로 꼽힌다. 낙동강 녹조는 6월 말 보에 물을 가두기 시작한 후 처음 나타났고 최근 폭염으로 악화했다. 이현정 서울대 환경대학원 박사도 "녹조 원인인 총 인 농도는 북한강보다 남한강이 3배나 높은데도 남한강에서는 녹조 현상이 아직 발생하지 않았다"며 "북한강에는 총 6개의 댐이 지어져 전체 유로 연장의 80%가 호수화된 반면, 댐이 1개 밖에 없는 남한강은 상대적으로 유속이 빠르기 때문"이라며 유속과 녹조의 연관성에 대해 설명했다.
김 교수는 "현재 취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조류 억제방안은 4대강 사업으로 설치된 보 수문을 개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유속을 실측한 자료는 제시하지 않았다.
이러한 분석은 녹조의 원인이 계속된 폭염과 가뭄 때문이라는 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의 입장과는 크게 어긋난다. 또 북한강에는 보가 없어 최근 심각한 상태인 북한강의 녹조현상까지 4대강 사업의 영향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환경부는 이날 설명자료를 내고 "이번 녹조 확산의 가장 큰 원인은 최근 20일 동안 강수량이 7.9㎜로 평년(152.4㎜)의 5% 수준인 반면 일조시간은 지난해에 비해 북한강 수계는 3.6배, 낙동강 수계는 2.3배로 늘어 난 데 있다"고 반박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북한강 녹조현상의 경우 2003년 북한이 임남댐(일명 금강산댐)을 건설한 이후 유량이 연간 13억톤, 약 43% 가까이 준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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