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을 기다려온 휴가여서 그랬나. 너무 무리했나 보다. 평소 운동 한번 안 하던 몸을 갑자기 심하게 움직였더니 휴가 후유증이 이만저만 아니다. 여기저기 쑤시고 아픈데, 병원 갈 시간은 없고, 약국 가서 파스라도 사와야 하나….
오매불망 기다리던 휴가를 다녀오고 나서 이런 고민 하는 직장인들이 적지 않다. 여기저기 쑤시고 아플 때 흔히 떠올리는 게 파스나 진통제다. 하지만 수많은 파스나 진통제 중에서 증상에 알맞은 제형(劑形)이나 성분을 확인하고 선택하는 사람은 드물다. 직장이나 집에서 그때그때 손에 잡히는 걸 쓰거나 약국에 가 무작정 "파스 주세요"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전문가들은 통증 부위나 증상에 적합한 약을 써야 좀더 정확하고 빠른 진통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파스로 진통과 소염 한번에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갑작스런 레저 활동을 하고 나면 일시적으로 근육통이나 관절통증이 생기는 건 당연지사다. 보통 2, 3일 정도 지나면 자연스럽게 가라앉지만, 심할 경우 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한동안 불편하다. 자칫 만성통증으로 발전할 수도 있으니 초반에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게 좋다.
근육통이나 관절통증에 사람들이 흔히 찾는 약은 피부에 붙이는 파스다. '파스(Pas)'라는 말은 각각 반죽, 연고를 뜻하는 독일어인 파스타(Pasta), 파스테(Paste)가 일본으로 들어와 변형된 것이다.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파스는 피부를 따뜻하거나 차갑게 해 찜질 효과를 주는 제품이 많다. 일시적으로 진통 효과를 내면서 근육을 잠시 진정시키거나 이완시켜준다.
최근에는 통증을 일으키는 원인인 염증이 심해지지 않도록 막아주면서(소염) 근육 상태를 개선시키는 파스형 제품(경피흡수제제)도 출시돼 있다. 진통 효과와 함께 염증을 치료해 증상을 근본적으로 완화시킬 수 있는 약 성분을 피부로 직접 침투시켜 필요한 부위에 도달하게 만든 것이다.
통증 부위 넓으면 크림으로
파스는 간단히 붙였다 뗐다 할 수 있고, 몇 시간 동안 계속 붙여두면 되니 사용이 손쉽고 편리하다. 하지만 오랫동안 쓰면 피부에 부담을 준다는 단점이 있다. 특히 피부가 예민한 사람들은 파스의 접착제 성분 때문에 피부가 붉게 부어 오르거나 간지러워지는 등 부작용이 생기기도 한다.
이런 경우에는 크림이나 겔 형태의 바르는 소염진통제가 낫다. 특히 격렬한 운동을 한 뒤에는 근육통이 비교적 넓은 부위에 나타나는데, 이럴 때 원하는 넓이에 고루 사용할 수 있는 것도 크림이나 겔 형태의 장점이다. 다만 약물이 노출되기 때문에 냄새가 나거나 옷에 묻을 염려가 있다. 꾸준하게 약효가 나타나도록 하려면 일정한 시간 간격을 두고 하루에 최대 4번까지 발라주는 게 좋다. 뿌리는 에어졸 형태의 진통제도 있다. 흔히 물파스라고 불리는 제품이 이에 속한다. 아픈 부위를 차갑게 하는 냉찜질 효과로 통증 자극을 줄여준다.
먹는 약은 복용법부터 확인
파스형 제품이 지금처럼 보편화하기 전인 10여년 전만 해도 근육이나 관절통증엔 먹는 약을 주로 썼다. 이 같은 경구용 약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 성분(NSAIDs)을 알약 형태로 만든 게 많다. 하루에 2, 3번 먹어야 하고, 몸에 흡수된 다음에 약효가 나타난다. 그런데 사람에 따라 복용 후 소화불량이나 속 쓰림, 위장관 장애 같은 증상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꼭 필요할 때만 정확한 시간과 용량을 지켜 먹고, 오랫동안 먹지는 말라고 전문의들은 권한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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