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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 '이색 점포' 개설 경쟁… 실속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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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 '이색 점포' 개설 경쟁… 실속은 글쎄

입력
2012.08.08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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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브랜치, 이동 점포, 대학생 전용 점포…'

은행들이 지점을 잘 찾지 않는 고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이색 점포를 속속 내놓고 있다. 하지만 겉 무늬만 다를 뿐 예금통장 개설, 카드업무 등 서비스가 일반 점포와 비슷한데다 가장 강력한 유인책이 될 금리우대 등 특화된 혜택이 없어 벌써부터 장기 수익모델로 자리잡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8일 은행권에 따르면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이 이달 초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스마트뱅킹 센터 3호점을 냈다. SC은행은 12월까지 추가로 7개 센터를 더 열 계획이다. 국민은행은 이달 중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 265㎡(약80평) 규모의 스마트 브랜치를 낼 예정이다. 우리은행도 서울 신촌과 강남 지역에 스마트 브랜치 개점을 앞두고 있다. 앞서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도 스마트 브랜치를 각각 하나씩 냈다.

시중 은행들이 개점 경쟁을 펼치고 있는 스마트 브랜치는 고객이 직접 신청서를 작성해 스스로 계좌개설과 카드 발급, 인터넷뱅킹 신청 등을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해 놓은 점포를 말한다. 지난해 씨티와 SC은행 등 외국계 은행들이 점포의 수적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행원이 필요 없는 스마트 브랜치를 개점하기 시작했는데 올해 들어선 전체 은행권의 트렌드로 확산됐다.

이 외에도 특수 차량에 단말기와 자동화기기(ATM) 등 은행업무 관련 시설을 장착한 이동 점포(기업, 신한은행)로 고객들을 찾아가는가 하면 카페 분위기의 대학생 전용 점포(국민은행)도 확대되고 있다.

이처럼 은행 점포가 변신을 꾀하고 있는 것은 인터넷과 모바일 뱅킹 등의 활성화로 지점을 찾는 고객들이 줄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전체 은행 거래 가운데 창구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13%에 불과하다. 반면 인터넷뱅킹 이용 비율은 35%를 넘는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은행 업무를 보는 사람들이 늘자, 추세에 맞춰 은행들이 터치스크린과 전자 인증 등 첨단 시설을 더 홍보하기에 이른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이색 점포들이 완전히 자리를 잡기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예컨대 스마트 브랜치의 경우도 특정 장소에 설치되는 것이라 고객들이 직접 찾아가야 한다는 점에선 일반 점포와 다를 게 없다. 또 첨단 기술에 능숙하지 못한 사람의 거부감도 접근을 가로막는 벽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스마트 브랜치 등 이색점포 역시 일반 점포와 마찬가지로 시ㆍ공간적 제약이 있고 주로 젊은 층을 겨냥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수익모델로 나아가기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10, 20대 잠재 고객에게 홍보하는 효과는 있겠지만, 정작 은행 수익에 도움이 되는 중장년층 재력가를 끌어들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서비스 역시 일반 은행창구나 인터넷ㆍ모바일 뱅킹과 다르지 않다. 음식 무료쿠폰 등 일회성 개점 이벤트 등에 그칠 뿐 인건비 절약분을 고객에게 돌려주는 우대금리 같은 특화 서비스를 찾아볼 수 없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이색점포를 새로운 사업인 것처럼 홍보를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겉모습만 바뀌었지 서비스나 상품 등은 새롭지 않다"면서 "일반 점포를 개설하는데 따르는 비용을 줄이면서 동시에 잠재 고객을 잡기 위한 이색 점포라면 수수료, 금리 혜택 등 실질적인 서비스 개선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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