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민사4부(부장 이기택)는 미국 스포츠용품 회사인 폭스헤드가 "무단으로 여우머리 상표를 사용하는 것을 막아달라"며 국내 스포츠 의류ㆍ잡화 회사인 폭스코리아 등을 상대로 낸 저작권 침해 금지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8일 밝혔다.
재판부는 "상표 등록된 폭스코리아의 도안은 폭스헤드의 도안보다 훨씬 나중에 만들어졌고 모양도 거의 동일하다"며 "인터넷 사이트에 폭스헤드로부터 독점 판매권을 얻은 것 같은 문구를 게시한 점 등을 고려하면 폭스코리아 상표는 폭스헤드의 저작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저작권법이 만들어지기 전 적법하게 등록된 상표라도 저작권을 침해하는 경우에는 저작권자 동의 없이 상표를 사용할 수 없다"며 "폭스코리아는 폭스헤드의 동의가 없는 이상 인터넷에 게재한 8개의 도안을 삭제하고 이 상표가 표시된 제품과 홍보물 등을 폐기하라"고 덧붙였다. 다만 재판부는 현행 저작권법에 따라 1996년 7월 이후 등록한 상표로 폐기 대상을 제한했다.
폭스헤드는 1976년 여우의 머리 형상을 표현한 상표를 창작한 뒤 이를 변형한 도안을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일본과 프랑스 독일 등 50여개 국가에 상표 등록했다. 하지만 폭스코리아는 폭스헤드의 여우머리 상표 국내 등록 이후에도 "저작권법이 만들어지기 전 적법하게 등록한 상표권"이라며 유사한 상표를 계속 사용했다.
정재호기자 next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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