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영국 런던올림픽 국가별 메달 순위에서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이를 보는 중국인들의 생각은 복잡하다. 국가의 자긍심을 높여주기는 하나 대가가 너무 큰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다.
베이징(北京)의 회사원인 왕잉(王瑩ㆍ36ㆍ가명)은 8일 "중국이 남녀 기계체조에서 미국보다 많은 4개의 금메달을 땄지만 이는 체조선수들이 보통 6세 때부터 하루도 거르지 않고 혹독하게 훈련한 결과"라며 "금메달을 따 물론 기쁘지만 대가가 너무 잔인하고 훈련 때문에 아무런 지식도 쌓지 못한 선수들이 앞으로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지도 걱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중국의 체육관이 어린 아이들을 혹독하게 훈련시키는 사진을 내보내며 중국 체조계에 아동학대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7일 쑨양(孫楊)이 수영에서 2개의 금메달을 따는 데 무려 1,000만위안(약 17억7,000만원)이 들었다는 중국 현지 언론의 보도를 전한 뒤 네티즌 사이에서 "금메달이 과연 그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쑨양이 호주 수영 코치의 지도를 받는데 들어간 돈은 더 중요한 일에 사용돼야 했다" "비뚤어진 중국 체육계의 개혁에 나서야 할 때" 등의 의견이 많다고 전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는 "국가별 메달 순위에서 1위를 한다고 해서 중국이 선진국이 되는 것도 아니고 다른 나라 국민이 중국인을 문화민족으로 존중해 주는 것도 아니다"며 경기는 그냥 경기로 봐야 한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인터넷에서는 중국이 메달 순위에서 정상을 지키고 있지만 육상 등이 본격화하면 결국 미국에 1위 자리를 내줄 것이란 시각도 적지 않다. 일각에선 7ㆍ21 베이징 폭우로 인한 불만이 올림픽 열기로 사그라진 점을 들어 언론 매체들이 의도적으로 올림픽 기사를 키우고 있다고 비판한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