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가계대출이 4개월 연속 늘었지만 경기 침체와 주택거래 부진 탓에 증가세는 한풀 꺾였다.
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중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은 전달보다 증가 폭이 줄어 7,000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3월 4,000억원 감소(전달 대비)했던 은행 가계대출은 4월 1조3,000억원, 5월 2조2,000억원으로 증가 폭이 커지다가 6월(1조3,000억원)을 기점으로 두 달 연속 증가세가 둔화했다. 7월 현재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주택담보대출 310조8,000억원 등을 합쳐 457조8,000억원이다.
반면, 은행의 기업대출은 7월에 4조5,000억원 늘어 6월(7,000억원)보다 증가 폭이 커졌다. 반기 말 일시 상환 등에 따른 자금 수요(대기업)와 부가가치세 납부 수요(중소기업)가 겹쳤기 때문이다.
단기금융상품 쏠림 현상은 심화했다. 저금리 탓에 은행 수신은 전달보다 7조원 남짓 줄었지만 머니마켓펀드(MMF)를 앞세운 자산운용회사의 수신은 12조5,000억원이나 늘었다. 특히 MMF엔 8조원 넘는 돈이 몰리면서 지난해 10월(10조7,000억원)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시중통화량을 뜻하는 광의통화(M2ㆍ현금과 단기금융상품) 6월 증가율은 5.9%로 1년5개월 만에 가장 높아 물가 불안을 자극하고 있다. 올 들어 5개월 연속 5%를 넘어선 M2 증가율은 7월에도 6% 내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중통화량이 증가하면 돈의 가치가 떨어져 물가는 상승압력을 받는다. 더구나 올해는 대선이 예정돼 있어 더욱 불안하다. 1987년 이후 대선이 있던 해의 M2 평균 증가율은 전년 동기대비 19.3%로, 선거가 없던 해(14.8%)보다 4.5%포인트나 높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역시 평년보다 3.5%포인트 정도 높은 걸로 나왔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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