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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전하랴… 공장 돌리랴… 기업들 진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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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전하랴… 공장 돌리랴… 기업들 진땀

입력
2012.08.07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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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홍성철 시설안전팀장은 7일 아침 출근하자마자 전력수급 상황을 체크하며 바쁘게 움직였다. 말복인 이날 폭염과 함께 오후 들어 전날에 이어 다시 전력수급 '주의' 경보가 발령되자, 전국 12개 지점에 공조기 50%와 시스템 에어컨, 주차장 팬 등을 긴급 정지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홍 팀장은 "전력 피크시간대가 지나간 오후 4시부터 12개 지점의 에너지 절감 양을 취합해 보니 약 4,000㎾에 달했다"고 전했다. 마치 작전이라도 펼치듯 사전 작성한 매뉴얼대로 일사분란하게 움직인 결과였다.

이날 낮 서울 중구 SK 서린동 본사 사옥. 전력사용이 적은 심야 시간대에 만든 얼음을 이용해 차가운 공기를 만들어 내는 빙축열시스템을 가동 중이다. SK 본사 건물 지하 5층에는 얼음을 보관하는 대형 저장탱크가 있다. SK 관계자는 "전력 비상상황에 대비해 이 시스템을 운영해 본사 에어컨 전력사용 요금의 30%를 절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살인적 폭염이 계속되면서 산업ㆍ유통 업계에 '초비상'이 걸렸다. 전체 전력 수요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정부의 절전 방침에 적극 동참하면서도, 생산성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 기업들은 직원 집중 휴가기간이 끝나는 13일을 전후해 전력수급이 최대 고비를 맞을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업종 특성상 전력을 많이 쓰는 철강업계의 움직임이 어느 곳보다 분주하다. 포스코는 최근 포항제철의 자체 발전기 출력을 최대로 올렸고, 일부 생산 라인의 점검·정비를 전력피크 시간대로 배치했다. 포스코는 생산 과정에 발생하는 가스 등을 활용해 자체 발전을 함으로써 포항ㆍ광양제철소에서 필요한 전력의 80%가량을 충당하고 있는데 이 비율을 더욱 높여나갈 계획이다.

최신 공정으로 설계된 반도체ㆍ액정화면(LCD)업계의 생산라인은 24시간 365일 풀가동이 기본. 그만큼 전력공급 차질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삼성전자 반도체ㆍLCD 사업장의 실내 사무실에선 매일 오후 2~3시 생산라인을 제외한 전 사무실에서 에어컨은 물론 형광등까지 끄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전력 소비가 많은 공기 환기시스템 가동을 종전보다 축소해 운영 중이다. 통신업계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기지국마다 대용량 배터리와 이동용 발전차를 배치해 놓고 있다.

자동차업계의 대표주자인 현대·기아차도 절전을 위해 서울 양재동 본사와 국내영업본부 근무 직원들을 대상으로 노타이, 노 재킷, 여름용 반팔 셔츠를 권장하는 '하절기 근무복 드레스코드' 시행 기간을 내달 14일까지로 크게 늘렸다. 또 1,400개가 넘는 전국 현대·기아차 영업소에도 냉방기 가동 중 출입문을 반드시 닫도록 지침을 내렸다.

유통ㆍ식품업계 역시 전사 차원의 절전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마트는 직원용 사무실엔 전력 수요가 많은 오후 2~4시 사이 30분 간격으로 에어컨을 작동하고, 주차장이나 비상구 계단 조명도 50% 소등하고 있다. 남양유업의 공주 공장의 경우엔 시간당 500㎾ 용량의 비상발전기를 이용, 전력 부족에 대비하고 있다. 또 한국전력과 전력수급 약정을 체결, 필요전력량을 사전 통보하고 전력수요가 몰리는 낮 시간대에 공장가동률을 낮추고 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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