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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 녹초된 시민들 "다가오는 태풍이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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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 녹초된 시민들 "다가오는 태풍이 반갑다"

입력
2012.08.07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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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태풍이 상륙할까 두려웠는데 요즘은 비껴가는 게 아쉽다는…착한 태풍을 기다려 봅니다"(트위터 아이디 @inoonbora)

절기상 가을의 문턱인 입추도 폭염의 기세를 꺾지는 못했다. 7일 전국적으로 33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계속됐고, 서울은 이날 최저 기온 26.6도를 기록하며 11일째 열대야를 이어갔다. 지칠 줄 모르는 더위에 주말쯤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제11호 태풍 '하이쿠이'를 오매불망 기다리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찜통더위 속에 온열질환 사망 사고와 가축 폐사, 대규모 정전 사태 등 폭염피해가 잇따르고 있지만 사실 비가 내리는 것 외에는 마땅한 해결책이 없기 때문이다.

이날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는 "주말엔 태풍영향으로 비 온다는 예보를 보는데 눈물이 핑…이렇게 반갑고 감격적일 수가!(@iamlina51)", "태풍이나 비가 왔으면 하는 것도 올해가 처음이네요. 평소에는 태풍이나 비 오는 것을 싫어하는데(@13s_jhm)" 등 태풍이 몰고 올 단비 소식을 기대하는 반응들이 줄을 이었다. 더위를 식히러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을 찾은 주부 송순남(58)씨도 "TV를 켜면 열 때문에 더 더워 올림픽도 못 보겠다"며 "태풍과 함께 비가 빨리 내려 열기를 품은 아파트 콘크리트 벽을 식혀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민간예보업체 케이웨더의 반기성 예보센터장은 "실제로 '폭염은 언제 끝나냐' '태풍이 온다는데 비는 언제 오냐'는 문의가 평소보다 4배 정도 늘었다"며 "오히려 가뭄 때보다 비 소식을 물어보는 전화가 더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1994년 폭염이 계속될 당시 '브렌던'과 '월트'라는 두 개의 '효자 태풍'이 며칠 간격으로 한반도를 찾아와 더위를 누그러뜨리고 가뭄까지 해결한 적이 있다. 특히 태풍 브렌던은 강풍 피해는 거의 없이 많은 비만 뿌리고 순식간에 지나가 '해신(海神)의 선물'으로 불릴 정도였다.

그렇다면 과연 현재 일본 오키나와 서쪽 해상에 머물러 있는 태풍 '하이쿠이'도 이런 해신의 선물이 될 수 있을 까. 기상청 장현식 통보관은 "하이쿠이가 중국 상하이 남쪽 방향으로 천천히 움직이고 있어 우리나라는 11일을 전후로 태풍의 영향으로 제주도와 남해안을 중심으로 비가 오겠고 중부지방은 소나기가 올 수 있을 것"이라고 예보했다. 특히 기상청은 "이달 초 고기압에 밀려 한반도에 미미한 영향을 미친 태풍 담레이보다는 하이쿠이의 규모가 더 커 북태평양 고기압을 동쪽으로 약간 밀어낼 수 있을 것"이라며 "주말쯤에는 전국적으로 더위가 한 풀 꺾이겠다"고 전망했다.

한편 북한은 우리나라와 달리 지난달 40년 만에 큰 비가 내려 상당한 수해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7월 북한 지역에는 1973년 이후 가장 많은 양인 353㎜의 비가 내렸다. 북한은 평안도와 자강도 등지에 내린 이 집중호우로 주민 169명이 숨지고, 400명이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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