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색 탄환' 류샹(29∙중국)이 또 한번 불운에 울었다.
류샹은 7일(한국시간) 런던의 올림픽 메인스타디움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남자 육상 110m 허들 예선에서 첫 번째 허들에 걸려 넘어진 뒤 레이스를 마치지 못해 탈락했다. 6조 4번 레인에 선 류샹은 0.123초의 가장 빠른 반응 시간을 보였지만 허들을 넘지 못하고 무너졌다. 오른발 아킬레스건 부위를 붙잡고 통증을 호소하던 류샹은 아쉬움에 결국 일어나 허들에 입맞춤 한 뒤 다른 나라 선수들의 부축을 받아야 했다. AFP 통신은 "지난달부터 류샹은 등 통증과 오른발 부위가 좋지 않았다"며 "결국 완전치 않은 몸 상태가 발목을 잡았다"고 전했다.
4년 전 악몽이 떠오른 순간이었다. 류샹은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아킬레스건 부상 탓에 트랙을 달려보지도 못하고 기권했다. 2004 아테네올림픽에 이어 대회 2연패가 유력했지만 뜻하지 않은 부상에 눈물을 흘렸다. 지난해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결선에서는 옆 레인에서 달리던 다이론 로블레스(쿠바)가 류샹의 손목을 치면서 더 이상 가속도를 살리지 못해 은메달에 그치는 불운을 겪었다.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류샹은 런던올림픽을 바라보며 다시 굵은 땀방울을 쏟았다. 지난 5월 상하이 대회에서 12초97로 우승을 차지했고, 6월 미국에서 열린 다이아몬드리그에서는 12초87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피니시 라인을 통과했다. 이는 2006년 자신의 최고 기록 12초88을 0.01초 단축한 호기록이자 로블레스가 2008 베이징올림픽 때 찍은 세계 신기록과 타이다. 그러나 류샹의 이 기록은 초속 2.4m의 바람을 등지고 달려 세계기록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세계기록으로 공인 받으려면 초당 풍속 2m를 넘지 않아야 한다.
상승세를 타고 있던 류샹은 런던올림픽 금메달 획득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올 시즌 준비를 잘 해왔다"며 "런던에서 많은 중국 교민들이 나를 응원해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출발 총성이 울린 지 얼마 되지 않아 허들에 걸려 넘어지며 망연자실했다. 결국 8년 만의 올림픽 금메달 사냥에 실패한 류샹은 다른 선수들의 부축을 받고 휠체어를 탄 뒤 경기장을 빠져 나갔다.
한편 110m 허들 예선은 애리즈 메리트(미국)가 13초07을 기록해 전체 1위로 준결선에 진출했다. 라이언 브라스웨이트(바바도스)와 올랜도 오르테가(쿠바)는 각각 13초23, 13초26으로 뒤를 이었다. 류샹의 라이벌인 로블레스는 13초33, 전체 6위로 가볍게 예선을 통과했다.
런던=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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