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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만원짜리 '승진 과외' 받는 서울시 공무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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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만원짜리 '승진 과외' 받는 서울시 공무원들

입력
2012.08.06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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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들이 승진심사 때 실시되는 역량평가 시험에서 한 점이라도 높은 점수를 얻기 위해 학원수강은 기본이고, 수백만원대의 고액 과외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6일 서울시와 학원가에 따르면 공무원 승진 역량평가 시험 대비과정을 전문적으로 강의하는 온라인 사교육업체 등에서는 여름철을 맞아'역량평가에 대한 유용한 정보 제공, 대한민국 최고수준의 커리큘럼!', '모의과제 실습, 고득점 노하우, 개인별 피드백 실전 특강' 등의 홍보문구를 내걸고 공무원 수강생들을 모집하고 있다. 공무원들은 학원수강과 함께 전문 강사들에게 그룹지도를 요청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 일부 공무원들은 5급(팀장급) 승진 역량평가를 위해 오피스텔 등지에서 그룹과외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과외 비용은 1인당 월 100만원 수준으로 3~6개월 과정으로 진행되고 있다. 서울시의 한 공무원은 "승진 대상자의 절반 가량이 과외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서울시뿐만 아니라 역량평가를 실시하는 모든 정부부처 공무원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2007년까지는 경력, 근무평정 등을 보는 심사평가로 5급 승진자의 50%를 우선 선발하고, 나머지 50%는 필기시험을 통해 선발했다. 보통 필기시험 준비로 1~2년이 걸리는 데다 시험을 앞둔 수개월간은 아예 공무원들이 출근하지 않고 시험 준비에 매달리는 관행 때문에 행정 공백이 빚어지는 등 부작용이 심각했다.

이에 시는 2008년부터 필기시험 대신 역량평가 심사 제도를 도입했다. '역할 연기(role-play)', '프레젠테이션', '집단토론', '사례연구'와 처리되지 않고 쌓여 있는 서류들에 대한 업무 처리 방향과 추진계획을 세워 이를 평가 받는 '서류함기법(in-basket)'등을 통해 실제와 유사한 모의상황에서의 문제 해결 방식을 평가하는 시스템이다.

그러나 필기시험에 익숙했던 공무원들은 새로운 평가 방식에 익숙하지 않은데다 심사평가에서 탈락한 응시자가 절반의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해 고액과외까지 받아야 하는 다급한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역량평가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공무원들이 학원과 과외를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시 인재개발원에 개설된 역량평가준비 교육과정을 연6회(120명)에서 연10회(300명)로 확대하고, 내년 3월부터는 사이버강좌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한준규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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