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정부군과 반군의 교전이 격화하는 가운데 이란이 시리아 내전에 군사 개입을 한 정황이 포착됐다.
AFP통신은 5일 반정부군 중 하나인 자유시리아군(FSA)이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에서 "다마스쿠스에서 정찰 임무 중인 이란 민병대 48명을 체포했다"며 "이 가운데 이란 혁명수비대 소속 장교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전날 이란 국영 TV가 자국 순례자 48명이 다마스쿠스 성지를 방문한 뒤 공항으로 가는 길에 무장괴한들에게 납치됐다고 한 보도를 반박하는 것이다.
영상에서는 바닥에 앉아 있는 남성들의 모습과 그 중 한 명이 소지하고 있던 것으로 추정되는 신분 관련 서류가 비쳐졌다. FSA 군복을 입은 한 장교는 이란 정부를 향해 "시리아에서 작전을 수행 중인 이란인들은 모두 이들처럼 죄수가 되거나 죽임을 당할 것"이라며 시리아 정부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라고 경고했다. 지난해 시리아에서 민중 봉기가 일어난 이후 이란은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경제적∙군사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의혹을 끊임 없이 받아 왔다.
그러나 한 반군 소식통은 이들이 FSA가 아니라 수니파 테러조직인 준달라이며 이란인 납치에 대한 책임을 은폐하기 위해 거짓으로 영상을 제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란 순례자들은 다마스쿠스에 있는 시아파 성지를 방문하기 위해 매년 시리아를 찾지만 최근 수니파인 반군과 시아파인 정부군 간 대립이 심화하면서 반군에 의한 납치 사건이 빈번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과 2월에도 이란인 순례자와 기술자들이 반군에 납치됐다가 터키의 중재로 풀려난 적이 있다.
이란 정부는 납치된 자국 순례자들의 석방을 위해 터키와 카타르에 협조를 요청했다. 아흐메트 다부토울루 터키 외무장관과 셰이크 하마드 빈 자셈 알 타니 카타르 총리 겸 외무장관은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이란 외무장관과 각각 통화해 피랍 이란인들의 석방에 협조할 것을 약속했다고 이란 관영 IRNA가 5일 보도했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