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비박(非朴)진영 대선주자 3인이 3일 저녁 전격적으로 경선 일정 참여 중단을 결정하면서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이 중대 고비를 맞게 됐다. 이들이 끝내 경선 일정에 불참할 경우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사실상 '나홀로 경선'을 치르고 대선 후보로 추대되는 위기 상황을 맞게 될 가능성도 있다.
김문수 경기지사와 김태호 의원,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등 비박 주자 3인은 이날 저녁 회동을 갖고 "황우여 대표 사퇴 등 오늘 요구한 사항이 수용되고 공천헌금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경선 일정 참여를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회동 직후 보도자료를 통해 "당 지도부는 황 대표의 사퇴 문제 등에 대해서는 논의조차 하지 않은 채 요구를 묵살했다"며 "당 지도부가 우리의 충정을 일언지하에 무시한 상황에서 경선 일정 진행은 무의미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안상수 전 인천시장은 경선 일정 보이콧 결정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전체 5명의 경선 주자 중 3명이 경선 일정 중단을 선언함에 따라 이날 밤 11시로 예정됐던 KBS TV 새누리당 대선 후보 경선 토론회는 취소됐다.
그러나 박 전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3인의 경선 일정 보이콧에 대해 "대선주자로 나온 분들이 무책임하게 행동하는 것은 정말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비박 주자 3인은 이날 낮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4ㆍ11 총선 비례대표 공천헌금 의혹 파문과 관련해 황 대표의 사퇴와 대선 후보 경선 일정 연기를 요구했으나 당 지도부가 이를 거부하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이들은 회견을 통해 ▦황 대표 사퇴 ▦공천헌금 의혹에 대한 당 자체 진상조사 ▦4ㆍ11총선 모든 여론조사 자료 공개 등을 요구하고 "황 대표가 8월 4일까지 사퇴하지 않을 경우 중대한 결심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 지도부는 이날 밤 늦게 3차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갖고 황 대표의 사퇴 문제에 대해 의원총회에서 논의하고, 경선 일정 문제에 대해서는 경선관리위원회에서 결정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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