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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게임'치닫는 이통사 LTE 보조금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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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게임'치닫는 이통사 LTE 보조금 경쟁

입력
2012.08.03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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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 3사의 2분기 실적이 동반 추락했다. LTE시대를 선점하기 위한 보조금 경쟁이 화를 불렀다. 시장이 포화된 상태에서 제한된 파이를 서로 차지하려고 출혈경쟁을 벌이다 보니, 결국 이동통신시장 자체가 '치킨 게임'이 되어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3일 KT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14% 감소한 3,717억원에 그쳤다고 밝혔다. BC카드 등 비통신부문의 호조로 그나마 매출(5조7,733억원)은 8.1% 증가했지만, 순이익(2,380억원)은 43.4%나 격감했다.

앞서 실적을 공개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두 회사의 영업이익이 각각 42.8%, 94.8% 감소했으며, 순이익은 SK텔레콤이 74.1% 줄었고 LG유플러스는 적자로 돌아섰다.

이 같은 수익악화에 대해 전문가들은 "충분히 예견된 결과"라는 평가다. 올 들어 LTE 가입자 확보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쏟아 부었기 때문이다. 2분기만 해도 SK텔레콤은 9,600억원,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5,890억원, 4,866억원의 마케팅비를 지출했다. 마케팅비용의 대부분은 대리점 등을 통해 가입자에게 제공되는 보조금이다.

LTE에 올인하고 있는 LG유플러스는 '탈꼴찌'를 위해,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은 선두 수성을 위해, 가장 늦게 LTE서비스에 뛰어든 KT는 후발주자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 모두들 보조금 지급을 아끼지 않았다. 이 같은 보조금경쟁은 상승작용을 일으키며, 수익악화로까지 이어지게 된 것이다.

사실 LTE 경쟁이 과열되는 건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이동통신 시장은 이미 우리나라 인구수보다 가입자수가 많을 만큼, 포화 될 대로 포화된 상태. 파이는 더 이상 커지지 않는데 서로 더 큰 파이를 차지하겠다고 다투다 보니, 물고 뜯는 출혈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지난 달 휴대폰 번호이동수가 100만 명을 돌파하며 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것만 봐도, '가입자 빼앗아오기'싸움이 얼마나 치열했는지 알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사가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데 혼자만 가만히 있을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손해인 줄 알면서도 싸움을 중단할 수 없는 전형적 치킨게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마케팅비용 외에 LTE 네트워크 조기 구축을 위한 시설투자 경쟁도 치열했다. 2분기 투자지출비는 SK텔레콤이 6,160억원 KT는 5,604억원(무선분야), LG유플러스는 4,383억원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하반기에도 과열경쟁은 계속될 것이란 점. SK텔레콤이 최근 LTE보조금 축소를 선언했고 KT도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더 이상 높은 마케팅비용를 지불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치킨게임의 속성상 어느 한쪽이 드라이브를 거는 한 무한대결은 계속될 수 밖에 없다. 3사의 LTE 가입자는 현재 약 825만 명으로 연내 목표치(1,600만명)의 절반에 그치고 있어, 현재 싸움은 50%정도 밖에는 진행되지 않은 상태다. 하반기에는 또 VoLTE(LTE망을 통한 높은 품질의 음성통화)서비스 시행, '아이폰5'출시, 경쟁을 부추길 만한 인화성 높은 재료들도 많다.

김효준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아직 LTE 보급률이 낮고 스마트폰의 2년 교체주기가 도래하고 있기 때문에 하반기에도 과열양상이 쉽게 식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경기까지 침체된 상황이라, 하반기 실적도 큰 개선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얘기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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