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기자의 눈] '폭염 노인 보호' 안일·늑장 대책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기자의 눈] '폭염 노인 보호' 안일·늑장 대책

입력
2012.08.02 17:39
0 0

"지난달 말까지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 수(7명)가 벌써 작년 한 해 폭염 사망자(6명)를 넘어서고 있어 매우 걱정스럽다."

2일 손건익 보건복지부 차관이 '폭염에 취약한 노인 집중 보호체계 강화'대책을 내놓으며 한 말이다. 복지부는 하필 지난 한 해 폭염 사망 기록을 넘어선 순간에야 폭염의 위험을 깨달은 걸까.

전국적으로 폭염주의보가 발령된 건 지난달 25일. 하지만 이미 6월 말 경기도와 인천을 중심으로 첫 폭염주의보가 내려져 국민들은 한달 이상 폭염과 싸우고 있다. 지난달 4일 밭에서 일하던 70대 노인 사망에 이어 24일 비닐하우스에서 일하던 노부부가 일사병으로 숨지는 등 연일 폭염사망 보도도 이어지고 있다. 폭염에 의한 온열 환자는 360명을 넘어섰다. 상황이 이런데도 복지부는 그 동안 한낮 야외활동을 자제하라는 소극적 당부만 했을 뿐 그 어떤 대책도 내놓지 않았다.

물론 폭염으로 인한 인명피해는 정부가 책임지기 어려운 자연재해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기상청은 8월 초순까지 폭염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해왔고, 그 희생자는 냉방시설을 갖출 여력이 없는 저소득층, 돌봐줄 사람이 없는 독거노인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게 사실이다. 정부가 손 놓고 있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실제로 폭염사망자 7명 중 6명이 65세 이상 노인이었다.

정부도 이런 점들을 의식해 2일 다양한 폭염 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너무 늦은 감이 없지 않고 실효성도 의심된다. 뉴스 자막광고를 통한 폭염 대비 피해 예방수칙 홍보와 경로당과 노인복지관 개방은 이미 해왔던 일들이다. 시중은행을 통해 지원 받은 선풍기가 독거노인들에게 제때 지급될지 의문이며, 폭염 특보 발령 시 취약 독거노인 15만명에게 노인돌보미가 전화로 안전을 확인하고 무더위 시간대(오후 1시~5시)에 농사일 등 야외활동 자제를 요청하는 마을방송은 또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국립기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100여년간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기상재해 중 인명피해(평균사망률을 초과한 사망자 수)가 가장 컸던 것은 폭염이다. 평균 기온 35도를 넘나드는 가마솥 더위 속에 당국의 늑장 대책에 지친 국민의 체감온도만 올라가고 있다.

사회부=정승임기자 chon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