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수들이 연루된 '배드민턴 져주기 사태'의 후폭풍이 거세다.
대한체육회(KOC)는 2일(한국시간) 런던올림픽 배드민턴 여자복식 조별 리그에서 실격된 정경은(KGC 인삼공사)-김하나(삼성전기·세계랭킹 8위), 하정은(대교눈높이)-김민정(전북은행) 등 4명의 선수를 귀국시키기로 했다.
이기흥 한국 선수단장은 2일 런던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취재진과 만나 "오전에 한국 선수단 본부임원 회의를 열어 실격된 선수 4명과 지휘 책임을 물어 김문수 배드민턴 코치 등 5명의 AD카드를 회수하고 선수촌에서 퇴촌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AD카드를 박탈당한 선수들은 경기장은 물론 연습장 출입도 어려워 곧바로 귀국할 예정이다. 다만 KOC는 성한국 배드민턴 대표팀 감독에 대해서는 현재 경기가 진행 중이고, 김 코치에 비해 직접적으로 고의 패배에 연관되지 않았다고 판단해 징계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결정은 이날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의 발언과 무관하지 않다. 로게 위원장은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중국, 인도네시아 여자 복식 선수 8명을 실격시키기로 한 세계배드민턴연맹(BWF)의 결정을 지지한다" 며 "필요하다면 IOC 차원의 별도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IOC는 실격된 선수에 대해 이번 대회 선수 자격을 박탈하고, 선수촌에서 내보내는 등의 조치를 취할 권한이 있다. 또 문제에 연루된 선수단 관계자, 감독, 트레이너 등을 조사할 수 있다. 로게 위원장은 "BWF가 해당 선수들을 실격시킨 것은 옳은 결정이며 분명히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AFP통신은 이번 사건에 연루된 중국 선수 1명이 은퇴를 선언했다고 전했다. 왕샤올리(23)와 짝을 이뤄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던 위양(26)은 이날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 "이번이 내 마지막 경기다. 사랑하는 배드민턴에 작별을 고한다"라고 적었다. 이어 "BWF가 매정하게 우리의 꿈을 깨버렸다"고 말했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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