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사인 나는 유엔 안보리와 국제사회 등 주인공들 때문에 평화를 원할 수 없었다."
코피 아난 유엔ㆍ아랍연맹 공동 시리아 특사가 2일 사임의사를 밝혔다. 올해 2월 시리아 사태 해결을 위한 특사로 임명된 그는 유혈사태 악화에도 미온적인 입장을 취하는 국제사회에 항의의 표시로 사임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유엔 안보리 회원국의 지지가 부족했고, 특히 러시아와 중국, 미국 등 상임 5개국간 이견이 심했다"고 했다. 그는 이달 말까지인 특사 임기 연장도 포기했다. 아난 특사는 "세계는 나와 같은 미친 사람들로 가득하기 때문에 누군가 후임을 맡더라도 놀라지 말라"고 덧붙였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아난 특사의 사임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후임자를 물색 중이라고 밝혔다.
유엔 안보리를 통한 외교적 해결을 강조해온 미국은 본격적인 개입을 염두에 두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시리아 반군 지원을 승인하는 비밀문서에 서명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대통령 명령으로 알려진 이 문서에는 중앙정보국(CIA) 등 미국 주요 정보기관의 첩보활동뿐 아니라 동맹국과의 협력을 통한 반군 지원을 허락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미국 정부는 그 동안 반군에 무기를 지원하는 등 군사적 개입은 꺼려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최근 반군의 전투력이 크게 향상된 점을 들어 미국이 터키와 카타르등 동맹국을 통해 반군에 무기를 지원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시리아 알레포와 96㎞ 떨어진 터키 아다나에는 지난주 비밀리에 동맹국의 반군지원시설이 설치됐는데 CIA도 이곳에서 첩보활동을 하고 있다. 인근 지역에는 미 공군부대가 주둔해있다. NBC뉴스는 시리아 반군이 최근 정부군의 헬기 등에 맞설 수 있는 지대공미사일과 휴대용 방공시스템 등을 갖췄다고 보도했다.
미 국무부는 반군에 비살상 자원 지원 2,500만달러, 인도적 지원 6,400만달러를 배정했다. 미 재무부도 시리아 반군의 금융거래를 허용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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