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참관 차 런던을 방문중인 최신원(사진) SKC회장은 지난 30일 여자핸드볼대표팀의 조별 예선 두 번째 경기인 덴마크전을 앞두고 협회관계자들과 감독, 선수들을 만났습니다. 그리고는 금은동에 관계없이 메달만 따면 대표팀에 1억원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런데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금 SK그룹 내에는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대체 최신원 회장이 왜 핸드볼팀을 찾아갔으며, 지원까지 약속했느냐는 것입니다.
최신원 회장은 최태원 SK그룹회장의 사촌형으로, 둘의 사이는 별로 좋지가 않습니다. 고 최종건 SK창업주의 차남인 최신원 회장은 이유가 어떻든 SK그룹이 사촌동생의 소유가 된 것에 한(恨)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요. 종종 마찰도 빚어지곤 했습니다. 최신원 회장이 이끄는 SKC도 SK그룹 안에는 있지만, 완전히 독립된 별개 소그룹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핸드볼은 SK그룹이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종목입니다. 최태원 회장이 대한핸드볼협회장을 맡고 있지요. 최태원 회장은 이번 주말 런던올림픽 현장을 찾아 협회장 자격으로 우리나라 핸드볼 대표팀을 격려할 일정도 세워놓고 있습니다.
그런 마당에 최신원 회장이 최태원 회장보다 먼저 핸드볼팀을 찾아가, 1억원 후원약속을 하고 이를 알리는 보도자료까지 배포하게 되었으니 SK그룹으로선 당혹스러울 수 밖에 없겠지요. 두 회장의 사이가 좋지도 않는데, 더구나 최신원 회장이 핸드볼에 관심을 가져왔거나 후원을 해왔던 것도 아닌데,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되니까 SK그룹 쪽에선 상당히 심기가 불편했다는 후문입니다.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행동" "최태원 회장의 김을 빼려는 의도"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SKC측은 "좋은 뜻으로 지원하려는 것일 뿐이며 다른 의도는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선 두 회장 사이의 앙금을 감안하면, 최신원 회장의 행보가 자연스럽지만은 않다는 시각입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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