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선거자금 마감일인 31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다급하게 움직였다. 대통령 공식일정도 잡지 않고 민주당 대선 후보로서 하루를 보냈다. 먼저 오바마 대통령은 직접 노트북컴퓨터로 자신의 계좌에서 5,000달러를 온라인 송금하는 2분짜리 동영상을 공개했다. 그는 "내가 말만 번지르르하게 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며 개인이 대선 캠프에 기부할 수 있는 최대 액수를 냈다. 그러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지지자들에게 "미트 롬니 공화당 대선 후보와의 격차를 좁혀 달라"고 호소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현재 선거자금 모금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지지자들에게 최소 세 차례 기부 호소 이메일을 보냈다. 오바마라는 이름으로 보낸 이메일은 "우리가 11월 선거에서 승리한다면 그것은 바로 여러분이 이 순간 그 격차를 줄여준 덕분"이라며 "지금 당장 3달러 이상을 기부해달라"고 부탁했다. 3달러는 기부금의 최소 금액이다. 이메일은 "지난 2개월간 선거자금 모금에서 우리를 앞지른 공화당은 그 이점을 이용해 TV, 라디오에서 반복해 진실을 왜곡하고 사람들을 호도하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다른 이메일에서 "선거가 100일이 채 남지 않은 지금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유를 보여달라"며 "7월 선거자금 마감일인 오늘 밤 3달러 이상을 던져달라"고 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그의 선거캠프가 기부금 독촉에 나선 것은 5, 6월 연속 선거자금 모금에서 롬니 캠프에 뒤진 이후 선거 운동마저 위축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퍼졌기 때문이라고 미국 언론들은 분석했다. 그래서 오바마가 직접 나서 민주당원들이 지갑을 열도록 독려하고 특히 풀뿌리 선거운동에 자극을 주려했다는 것이다.
한편 CBS뉴스ㆍ뉴욕타임스ㆍ퀴니피액대는 오바마가 핵심 경합주 3곳에서 롬니를 따돌렸다는 공동 여론조사 결과를 1일 발표했다. 오바마는 플로리다에서 51% 대 45%, 오하이오에서 50% 대 44%, 펜실베이니아에서 53% 대 42%로 각각 롬니를 앞섰다. 1960년 이래 이들 3개 주 중 두 곳 이상에서 이기지 못한 대선 후보는 백악관에 입성하지 못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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