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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에너지 확보의 패러다임을 바꿀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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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에너지 확보의 패러다임을 바꿀 때가 됐다

입력
2012.08.01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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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폭염이 계속되면서 에너지절약이 또 다시 화두가 되고 있다. 매년 여름철만 되면 에너지 부족 관련 소식을 접하게 되지만, 그동안 문제의 심각성을 체감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전국적으로 발생했던 대규모 일시적 정전사태로 인해 올해엔 정전대비 훈련이 펼쳐지는 등 구체적인 대안들이 등장한 바 있다.

우리가 에너지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전체 소비의 90%가 넘는 에너지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에너지 다소비국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실정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소비량은 연평균 2.7%씩 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의 에너지 소비는 매년 줄어드는데 반해 우리나라만 역행하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 소득 대비 전력소비량이 OECD 국가 전체 평균의 두 배 수준이라는 통계도 생각해봐야 하는 대목이다.

무엇보다 에너지에 대한 전 국민적인 인식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때문에 '절약' 이라는 당연한 실천 위에, 에너지확보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절약과 더불어 새로운 대체에너지의 생산으로 에너지를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 그래서 바다로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해양에너지는 대표적인 대체에너지다. 온실 가스나 오염물질을 발생시키지 않으면서 생산이 가능하고, 자원이 고갈될 염려 또한 없다. 초기 개발 비용이 높긴 하지만, 개발이 시작되면 대규모 생산이 가능한 점도 해양에너지의 장점이다. 게다가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해양에너지 잠재력이 풍부한 우리나라는 지속적인 해양에너지의 연구 개발에 매우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미 작년부터 전력 생산을 시작한 시화호 조력발전소(경기 안산 소재)는 해양에너지 강국을 향한 대표주자다. 시화호 조력발전소는 발전시설용량 25만4,000kW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이외에도 파도의 상하운동 에너지를 이용하여 얻은 동력으로 발전하는 파력발전이 있다. 현재 제주도 앞 해상에 시험용 파력발전소가 건설되고 있다. 실증시험이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강한 파랑의 발생으로 풍부한 파랑에너지가 부존하고 있는 제주도와 동해의 주변해역은 우리에게 '샘이 마르지 않는' 청정에너지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바다에서 얻을 수 있는 에너지는 이뿐만이 아니다. 육상 생물들과는 또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는 해양생태계, 이를 이용한 해양바이오 연구가 고부가가치의 대체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태평양 심해저 열수구에서 분리한 고세균을 이용해 세계 최고수준의 생산성을 가진 바이오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을 꼽을 수 있다. 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해양 초고온 고세균 이용 바이오수소 생산기술 개발' 연구는 이미 실증실험장의 건설을 완료하고 상용화를 위한 대량 생산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2018년까지 대량 생산을 위한 인프라가 구축되면, 고세균을 이용한 바이오수소의 생산은 국내 수소 수요의 5%인 연간 1만 톤, 비용으로 치면 1,000억 원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수소 1만 톤은 4만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하는 전력 소비량(가구당 월평균 전력 소비량 300㎾h 가정 기준)을 대체할 수 있을만큼의 양이다.

또한 미세조류를 이용해 기름을 생산하는 바이오연료가 있다. 담수와 해수에 골고루 분포해 서식하고 있는 미세조류는 일반적인 식량자원이나 육상식물인 대두유, 자트로파 등에 비해 단위면적당 8배 이상 높은 오일 생산성을 갖고 있다. 기존 바이오연료의 원료로 주목받아 온 옥수수, 사탕수수 보다 상대적으로 쉽게 배양할 수 있고, 이산화탄소 제거, 폐수 처리까지 가능해 친환경 대체에너지로 꼽힌다.

바다는 우리에게 지속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곳이다. 에너지 수급에 따른 문제가 생길 때마다 강조되어 온 '절약'과 함께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바다를 활용한 대체에너지 개발을 확대해 나감으로써, 전 세계 에너지확보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끌어가야 할 것이다.

문재운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응용기술연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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