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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사람] '먼나라 이웃나라' 이원복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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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사람] '먼나라 이웃나라' 이원복 교수

입력
2012.08.01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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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을 때는 외국 나가기가 참 어려워서 외국 간다면 공항에 환송객이 20명은 나오고 꽃다발을 걸어주고 요란했어요. 1975년 독일에 처음 가서 느낀 것도 독일이란 나라가 진짜 있구나 하는 거였습니다. 욕심이 있다면 3대에 걸친 독자를 확보하는 거죠. 어린이들이 이 책을 통해 다양한 나라를 경험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먼나라 이웃나라> 의 저자 이원복(66) 덕성여대 석좌교수가 1일 서울 정동에서 이책의 개정판 출간 기자 간담회를 가졌다. 딱딱한 역사 이야기를 재미있는 만화로 엮은 <먼나라 이웃나라> 는 1987년 1권 네덜란드 편부터 지난해 14권 중국 편까지 1,500만부가 팔린 스테디셀러다. 그의 박학다식한 설명과 특유의 촌철살인의 재치까지 곁들여 25년 동안 세대를 거듭하며 사랑을 받아왔다.

만화책으로는 드물게 이번이 세 번째 개정이다. 출판사를 옮긴 98년과 전면 컬러판을 낸 2003년에 이은 것으로,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세계적인 불황, 지난해 일본 대지진과 원전 사고, 중국의 비약적 성장, 신자유주의의 폐단과 자본주의 4.0의 대두 등 변화된 세계 흐름을 추가한 게 특징이다. K팝 등 달라진 한국의 위상도 반영했다. 3차 개정을 위해 그는 초판 원고를 폐기하고 3년간 매달려 1만 2,000컷의 원고를 새로 그렸다.

이 교수는 "책을 처음 쓸 때만 해도 한국의 역사는 일제 식민지, 분단, 전쟁, 군사 독재 등 잊어버리고 싶고 슬픈 것 투성이었다"며 "지금은 경제도 발전하고 K팝으로 대변되는 한류 등 한국의 위상이 얼마나 올라갔느냐"고 자랑스러워했다.

<먼나라 이웃나라> 는 독일 유학 때 유럽 경험을 만화로 그려보고 싶다는 그의 구상을 들은 고 김수남 소년한국일보 사장이 연재를 제안하면서 탄생했다. 81년 소년한국일보에 처음으로 6년간 연재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이 교수는 "제목도 당시 김 사장이 '먼나라 이웃나라'가 어떠냐고 제안해서 그 자리에서 정해졌다"고 회고했다.

그의 만화 인생도 고 1때 친구 아버지가 근무하는 소년한국일보 견학에서 시작됐다. "친구가 '얘가 만화를 잘 그려서 학교 신문에 연재도 한다'며 추켜세우는 바람에 일본 만화 베끼는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는데, 그게 만화가의 길로 들어선 계기가 됐어요."

<먼나라 이웃나라> 시리즈는 올해 말 15권 스페인 편으로 마무리될 예정이다. "대영제국 이전 해가 지지 않는 대제국을 건설했던 나라가 스페인 아닌가요. 15세기 말 순혈주의를 고집해 유대인과 아랍인을 내쫓은 이후 급격히 쇠락한 스페인을 마지막으로 폼 나게 (작업을)끝내고 싶습니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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