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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대장정에 무슨 일이…"탐험대장이 때리고 성추행… 악몽의 국토 순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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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대장정에 무슨 일이…"탐험대장이 때리고 성추행… 악몽의 국토 순례"

입력
2012.07.31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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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험대장이 때리는 것도 모자라 성추행을 일삼아 도망치고 싶은 마음뿐이었어요."

여름방학을 맞아 지난 27일 서울을 떠나 4박5일 일정으로 울릉도ㆍ독도 등 동해안을 찾아가는 국토대장정 탐험을 떠났던 김모(14)군은 악몽 같은 나날을 보냈다. 수양을 쌓기 위한 극기훈련 정도로 알고 집을 나섰지만 이 행사를 주관한 H소년탐험대의 탐험대장 강모(55)씨의 도를 넘은 욕설과 폭력은 학대나 다름 없었기 때문이다. 김군은 "폭염 속에서 산을 빨리 오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탐험대장이 울릉도 성인봉 등지에서 몽둥이로 때리거나 발길질을 하기 일쑤였다"며 "한 학생은 심하게 얻어 맞아 응급실에 실려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심지어 탐험대장 강씨가 울릉도로 향하는 유람선과 해변에서 여학생을 성추행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오모(17)양과 이모(15)양은 "강씨가 유람선 내에서 가슴을 더듬고 해수욕이 끝난 뒤에는 호스로 상의에 물을 끼얹은 뒤 엉덩이를 만지고 쳐다봐 수치심을 느꼈다"며 "산행에서 부축해 주는 척 하면서 가슴을 만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캠프일정도 폭염 속에 어린 학생들이 참아내기에는 너무 가혹했다. 학생들은 심신단련을 이유로 27일부터 3일간 유람선 여객터미널 등지에서 노숙을 하고 식사는 하루 1, 2끼뿐이었다. 이마저도 주먹밥 1개 등 부실하기 짝이 없어 학생들은 하루 종일 배를 곯아야 했다. 견디다 못한 김군 등은 30일 오후 9시50분쯤 울릉도에서 동해항으로 향하는 여객선 승무원에게 '살려 달라'며 도움을 요청해 경찰이 강씨를 검거했다.

강원 동해해양경찰서는 강씨를 폭력치상 및 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31일 밝혔다. 강씨는 국토대장정에 참가한 초중고생을 데리고 동해를 거쳐 울릉도에 도착해 물놀이와 성인봉 등반을 하는 과정에서 김군 등 7명을 폭행하고, 오모(17)양 등 여학생 3명의 엉덩이와 가슴을 만지는 성추행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피해 여학생들이 강씨가 수 차례 가슴과 엉덩이를 더듬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강씨는 "훈계차원에서 회초리로 몇 대 체벌한 것을 일부 학생들이 부풀렸다"며 "여학생들의 신체를 만지는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물의를 빚은 이 국토대장정은 강씨가 1980년부터 사단법인을 설립해 운영해온 것으로 지난 26일부터 8월15일까지 참가비 52만원을 내고 울릉도와 독도, 강릉, 동해를 거쳐 서울로 돌아오는 일정이다. 울릉도와 일부 구간에서만 배편과 기차를 이용하고 대부분 도보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전국의 초ㆍ중ㆍ고생 56명이 참가했으며 이 가운데 여학생은 19명이다.

경찰 조사 결과 강씨는 2007년 여름에도 비슷한 사건으로 도마에 올랐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뜨거운 아스팔트 길을 10시간 이상 걷고 길에서 침낭을 덮은 채 노숙을 해 학부모들의 반발을 샀다.

동해=박은성기자 esp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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