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0만 가입자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이동통신사 KT를 상대로 피해자들이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0일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개설된 'KT해킹 피해자카페'에 따르면 개인정보 유출사실이 알려진 지 하루만인 이날 집단소송에 참여하겠다고 서명한 네티즌들이 줄을 이어 1,130명을 넘었다. 네티즌 'ghkdy****'는 "유출정보 확인을 해보니 가족 모두 정보가 유출돼 (소송에) 참가한다", 'now****'도 "최신 휴대폰으로 변경하라는 전화가 무척 많이 와 의심했었는데 이럴 줄이야. 타인의 정보를 쉽게 생각하다니"라며 소송 참여 이유를 밝혔다.
이미 해킹에 따른 고객정보 유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승소한 예가 있다. 유능종 변호사는 지난해 7월 네이트와 싸이월드 회원 3,500만 명의 이름과 아이디, 생년월일, 이메일주소, 휴대전화번호 등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건이 발생하자 SK커뮤니케이션즈를 상대로 대구지법 김천지원 구미시법원에 소송을 제기, 지난 4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았다. 이 사건은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이 판결 이후 서울중앙지법에도 피해자 350여명이, 서울서부지법에는 피해자 500여명이 연달아 집단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유 변호사는 "네이트ㆍ싸이월드와 이번 KT의 해킹 사건이 유사한 성격인데다 KT건은 이미 주범들이 검거된 상태이기 때문에 집단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근거가 충분해 보인다"며 "KT가 현재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서 가입자를 대상으로 서비스 중인 개인정보 유출 확인 증명만 있으면 소송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의 수사결과에 따라 KT의 과실책임이 확인되면 승소가능성이 높아 집단소송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28조(개인정보의 분실ㆍ도난ㆍ누출ㆍ변조 또는 훼손을 막기 위한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의 기술적ㆍ관리적 보호조치)와 관련한 KT의 위반 여부에 대해 수사 중이다.
KT 관계자는 이와 관련, "경찰의 추가 수사 결과에 따라 회원들의 피해사실이 구체적으로 밝혀지면 그에 따른 보상대책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김지은기자 lu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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