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업체와 딜러간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국내 수입자동차 시장이 커지면서 갈등은 점점 더 늘어나는 양상이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폴크스바겐코리아가 서울 서초와 경기 분당 지역 판매업체인 메트로모터스에"31일자로 딜러계약을 해지한다"고 통보했으며, 이에 메트로 측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수입차는 외국본사의 한국 현지법인이 지역별 딜러들과 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판매된다.
폴크스바겐 측은 계약해지 배경에 대해 "메트로의 최대주주인 영안모자가 그간 약속해온 애프터서비스센터 등의 투자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폴크스바겐의 서초와 분당 지역 판매권은 지난 2005년부터 당시 ㈜대우자동차판매가 설립한 메트로모터스가 영업을 해왔다. 하지만 서비스센터 설립 등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폴크스바겐코리아와 갈등을 빚어 왔는데, 2010년 영안모자가 대우자동차판매를 인수한 후에도 영안모자 측이 투자방안을 마련하지 않자 결국 딜러계약 해지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박동훈 폴크스바겐코리아 사장이 최근 백성학 영안모자 회장과 만나 원만한 해결을 위한 방안을 논의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폴크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서초와 분당은 전국에서 1, 2위의 판매량을 다툴 정도로 황금 시장인데도 메트로 측이 애프터서비스센터 투자를 하지 않아 고객 불만이 높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메트로 측은 "폴크스바겐측의 투자요구는 시장환경과 손익구조를 고려하지 않는 일방적인 강요"라며 명백한 불공정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회사관계자는 "딜러권 해지소문이 나면서 정상 영업이 어려워졌고 기존 고객들과의 신뢰도 무너져 막대한 손해를 보고 있다"며"모든 수단을 동원해 억울함을 호소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메르세데스 벤츠코리아가 딜러업체인 더클래스효성(효성그룹 계열사)과 갈등을 빚었다. 당시 서울 서초지역은 효성이 딜러권을 갖고 있었는데, 벤츠코리아가 2대 주주이자 최대 딜러인 한성자동차 전시장 추가설치를 허용하자 효성측이 "명백한 특혜"라며 강력 반발했고 결국 이 문제로 벤츠코리아 사장이 경질되기도 했다. 벤츠코리아는 앞서 2007년 딜러사를 유진앤컴퍼니에서 효성으로 교체하는 과정에서도, 유진앤컴퍼니와 분쟁을 겪었다.
또 2008년에는 BMW코리아와 딜러인 저먼모터스(CNH캐피탈)가 마찰을 빚는 등 최근 10년간 수입차업체와 딜러간 갈등은 끊이질 않았고 법적 소송으로 비화되기도 했다.
업계에선 이 같은 갈등이 수입차업계의 구조적 문제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수입차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는 만큼 수입차업체와 딜러업체간 관계도 새롭게 구축되어야 하는데, 아직도 낡은 틀이 그대로 유지되고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차량공급권을 가진 수입차업체는 딜러에 대해 갑(甲)의 위치에 있다보니 불공정 논란이 끊이질 않는 게 사실"이라며 "무엇보다 딜러선정 및 교체 때 항상 잡음과 특혜시비가 일고 있는 건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딜러들 역시 돈만 벌면 그만이란 식으로 서비스센터 소홀 등 고객들에 대한 사후관리에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면서 "수입차시장 점유율이 10%를 넘는 상황에서 이런 낡은 틀이 지속된다는 건 한국소비자들을 우롱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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