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31·QPR)의 왼발은 한국 축구사를 새롭게 썼다. 포르투갈과의2002년 한일 월드컵 조별리그 D조 최종전에서 박지성은 절묘한 왼발 슛으로 결승골을 터트렸다. 월드컵 본선 16강 진출이라는 한국 축구의 숙원이 풀어지던 순간이었다. 그리스와의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 터트린 쐐기골도 그의 왼발에서 터져 나왔다.
박지성은 2011년 카타르 아시안컵을 끝으로 대표팀에서 은퇴했다. 그러나 든든한 후계자를 남겼다. 대표팀 은퇴 기자회견에서 박지성이 자신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지목한 김보경(23ㆍ세레소 오사카)의 왼발은 박지성만큼이나 위력적이다.
김보경의 왼발이 '홍명보호'의 런던올림픽 8강행 돌파구를 열었다. 30일 시티 오브 코벤트리스타디움에서 열린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김보경은 1-1로 맞선 후반 19분 구자철(23ㆍ아우크스부르크)의 크로스가 스위스 수비수 맞고 흐른 것을 왼발 강슛, 결승골을 뽑아냈다.
월드컵 대표팀에서의 맹활약에 이어 런던올림픽 본선 조별리그 통과의 최대 고비에서 결승골을 뽑아냈다. '한국 축구의 대세'라는 호칭이 과하지 않다.
스타 플레이어는 부진하다가도 결정적인 순간에 '한방'을 터트리는 법이다. 김보경의 스타 기질은 스위스전에서 빛을 발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2경기에서 2골 2도움을 기록하며 '최강희호'의 연승 행진을 이끈 김보경은 '홍명보호'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김보경은 최종 엔트리 발표 후 치른 경기에서 기대를 밑돌았다. 뉴질랜드(2-1), 세네갈(3-0)과의 친선 경기에서 득점포가 침묵했다. 김보경은 2009년 이집트 청소년 월드컵(20세 이하) 때부터 '홍명보호'공격 전술의 축이었다. 2선 공격의 모든 자리를 소화했고 세트 피스 전문 키커를 도맡았다. 그러나 뉴질랜드, 세네갈전 활약은 '에이스'라는 이름 값에 걸맞지 않았다.
멕시코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도 좋은 경기력을 보이지 못했다. 골대를 크게 빗겨난 중거리 슈팅을 날렸을 뿐이다. 스위스전에서도 김보경은 눈에 띄지 않았다. 그러나 1-1로 맞선 후반 19분 자신에게 찾아 온 한 번의 찬스를 놓치지 않고 득점으로 연결했다. '원샷원킬', 스타는 역시 결정적인 찬스를 놓치지 않음을 확인시켰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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