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의 런던올림픽 중계방송이 잇달아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개막식 중계를 하면서 하이라이트 순간에 광고를 내보낸 데 이어 박태환 선수 실격처리 소동에서 과도한 인터뷰를 시도해 '개념 없는 방송'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MBC는 29일(한국시각) 새벽 영국 런던 아쿠아틱스센터에서 열린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전에서 은메달을 딴 박태환을 인터뷰하면서 끝내 눈물을 쏟게 만들었다. 인터뷰 초반만 해도 박태환의 표정은 밝았다. 하지만 '수영 인생에서 오늘 같은 날은 없었을 것 같다' 등 민감한 질문이 계속되면서 박태환은 눈물을 참으려는 듯 "아유 미치겠네"라며 가슴을 치기도 했다. 박태환은 "혹시 울었느냐"는 질문에 결국 눈물을 터뜨리며 짐을 챙겨 나갔다.
앞서 실격 판정 직후에도 MBC 기자는 어리둥절한 박태환에게 "본인의 레이스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나""기다려봐야지 알 수 있느냐"는 등의 질문을 던졌고 박태환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에 대해 시청자들은 게시판 등을 통해 "인터뷰 대신 상황이 어떻게 된 것인지 알아내는 것이 옳은 태도 아니냐", "태환이 숨 좀 쉬게 해라. 뭐 그렇게 급하다고 붙잡나", "꼭 눈물 얘기를 끄집어 냈어야 하나?"라며 분노했다.
이에 대해 MBC는 특보에서 "지상파 방송 3사가 공동으로 사용하는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박태환 경기의 단독중계를 맡은 MBC는 사안의 중대성에 비추어 3사를 대표해 인터뷰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28일 개막식 중계를 맡은 배수정은 영국 선수단 입장으로 개막식 분위기가 무르익자 "영국인으로서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배씨는 "한국어가 서툴러 의미가 잘못 전달된 것 같다"고 해명했지만 시청자들은 "말도 제대로 못하는 사람에게 해설을 맡기는 게 정상이냐"고 꼬집었다. '올림픽 하이라이트' 진행자 박은지는 "박태환 선수가 금메달을 따면 수영복을 입고 진행하겠다"는 발언으로 선정성 논란에 휩싸였다.
MBC는 또 개회식 하이라이트인 폴 매카트니의 축하공연 중계를 중간에서 끊고 광고를 내보내기도 했다. 매카트니는 관람객 8만명과 함께 '헤이 주드'(Hey Jude)를 열창했지만 MBC 시청자들은 이 장면을 볼 수 없었다.
이와 관련, MBC 노동조합은 "올림픽 방송 노하우를 가진 제작, 취재 인력들을 파업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일선에서 배제해 개막 첫날부터 '대형 방송사고'가 잇따라 터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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