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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 마린보이"… 박태환, 金보다 값진 은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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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 마린보이"… 박태환, 金보다 값진 은메달

입력
2012.07.29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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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써 담담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박태환(23·SK텔레콤)은 끝내 눈물을뿌렸다.

박태환은 자유형 400m 예선을 마치고 전광판을 통해 실격(DSQ·disqualified) 판정을 확인한 뒤 비록 고개를 숙인 채 경기장을 빠져 나갔지만 '주어진 환경 속에서 최선을 다했다'는 믿음에 가벼운 미소를 머금고 인터뷰에 응했다. 하지만 결선에서 은메달에 그치며 수영을 시작한 뒤 가장 '파란만장한 하루'를 보낸 그는 결국 아쉬움에 목이 메인 듯 참았던 눈물을 왈칵 쏟아냈다. 그토록 강인했던 올림픽 스타의 눈물은 보는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한국의 수영 영웅 박태환이 처음으로 눈물을 흘렸다. 4년을 기다려온 올림픽임에도 최상의 컨디션으로 경기를 펼치지 못한 억울함에 감정이 북받쳤다. 박태환은 29일(한국시간) 런던 올림픽 파크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2012 런던 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 결선에서 쑨양(3분40초14ㆍ중국)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대회 2연패 달성에 실패했다.

예선에서의 컨디션은 좋았다. 그는 승부의 분수령으로 꼽았던 350m 턴 구간에서 돌핀킥을 3차례 하는 등 쾌조의 막판 스퍼트로 3조 1위로 경기를 마쳤다. 3분46초68로 터치패드를 찍었지만 잠시 후 실격 판정이 내려졌다. 어리둥절했다. 박태환은 실격의 영문도 알지 못한 채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출발 신호 전에 미세한 움직임이 있었다는 게 실격의 이유였다.

스스로 "정상적인 레이스를 펼쳤다"고 할 만큼 이상한 점이 없었기에 실격 판정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대한수영연맹과 대한체육회는 적극적으로 이의 신청에 나섰다. 실격이 번복되기까지 무려 4시간이나 걸렸다. 예정대로라면 점심을 든든하게 먹고 컨디션 조절을 위해 낮잠 1시간 정도를 자야 했다. 하지만 국제수영연맹(FINA)의 발표를 기다리느라 점심도 먹는 둥 마는 둥 하면서 신체 리듬이 완전히 깨져 버렸다. 결선에서 세계 기록을 목표로 했던 박태환으로서는 맥이 빠질 수 밖에 없었다.

우여곡절 끝에 결선무대에 섰지만 컨디션 조절에 실패한 그는 "옆구리가 당기는 것 같다"며 불편해 했다. 6번 레인에서 역영한 박태환은 300m까지 1위를 유지하며 투혼을 발휘했다. 그러나 325m 지점에서 쑨양에게 따라 잡혔다. 최대 강점인 라스트 스퍼트로 쑨양을 따라잡으려 했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2위를 차지하고도 "쑨양이 대세인 것 같다. 스피드와 지구력 모두 뛰어나다"며 챔피언을 존중해 주는 성숙함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실격 파동'에 대한 질문 공세가 이어지자 결국 그는 참았던 눈물을 쏟아내며 "내일 인터뷰 하면 안 돼요"라는 말을 남기고 쓸쓸히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런던=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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