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유도 66㎏급의 조준호(24ㆍ한국마사회)가 석연치 않은 판정번복을 딛고 값진 동메달을 따냈다.
조준호는 30일(한국시간) 런던 엑셀 체육관에서 열린 유도 66㎏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스페인의 스호이 우리아르테를 연장전 끝에 우세승 했다. 조준호는 이로써 한국유도 첫 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조준호의 동메달 획득은 8강전에서 일본의 에비누마 마사시에게 석연치 않은 판정번복을 딛고 따낸 값진 결과였다. 조준호는 8강전에서 지난해 세계선수권 챔피언 일본의 에비누마 마사시와의 경기에서 3대0으로 판정승했다는 심판 판정이 0대3으로 번복돼 다 잡은 승리를 놓쳤다.
연장까지 간 8강전에서 승부가 나지 않자, 주심과 부심 2명 등 심판 3명은 파란색 도복을 착용한 조준호의 승리를 뜻하는 청색깃발을 동시에 모두 들어올렸다. 그러나 주심의 승리선언 직전 스페인의 후안 카를로스 바르코 심판위원장 호출에 따라 심판진이 다시 모여 의견을 나눈 후 판정을 번복했다. 심판진이 두 번째 판결에서 흰색 도복을 착용한 에비누마의 승리를 뜻하는 흰색깃발을 동시에 들어올린 것이다. 일본 코치진은 판결 번복과 함께 주먹을 불끈 쥐었지만, 조준호는 멍한 표정으로 한 동안 경기장에 서 있다가 쓸쓸히 돌아섰다.
판정번복은 각 대륙별 심판위원장으로 구성된 심판위원회의 한 위원이 판정시비를 바르코 심판위원장에게 건의해 진행된 비디오 판독 후 발표됐다. 바르코 심판위원장은 판독 후 에바누마에게 포인트를 줘 승부를 뒤집었다. 강동영 대한유도회 사무국장은 "판정이 내려진 것을 뒤바꾼 것은 처음 봤다"며 "경기장내 모든 권한을 가진 심판의 판정을 비디오 판독하는 것도 말이 안 된다"고 밝혔다.
심판진은 이에 앞서도 석연찮은 판정으로 물의를 빚었다. 3분간 연장전에서 1분38초를 남겨두고 수세에 몰린 에비누마가 안뒤축 걸기를 시도하자, 심판진은'유효'를 선언했다. 하지만 비디오 판독 끝에 무효가 선언됐다.
박태환의 판정번복 이후 다시 석연치 않은 일이 발생하자, 네티즌들은 '한국이 봉이냐'는 등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자국 선수가 승리한 일본의 교도통신도 "'바보 삼총사(The Three Stooges)' 영화를 패러디한 것처럼 심판 3명이 잠깐 회의를 마치고 판정을 번복했다"고 비꼬았다.
한편 4강전에서 패한 후 3,4위 결정전에 나선 에비누마도 폴란드의 파웰 자그로드니크를 한판승으로 꺾고 조준호와 나란히 동메달을 획득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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