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23ㆍSK 텔레콤)이 자유형 400m 올림픽 2연패 꿈을 이루지 못했다. 박태환은 29일(한국시간) 런던 아쿠아틱스센터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자유형 400m 결선에서 3분42초06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1위 쑨양(3분40초14)에 1초92의 큰 차로 뒤졌다. 지난해 상하이 세계선수권에서 박태환이 쑨양을 1초20 차로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이번에는 전세가 완전히 뒤집혔다. 쑨양이 터치 패드를 찍을 때 박태환은 3m 이상 처졌다. 완패다.
박태환의 이날 기록은 3분42초06으로 개인 통산 역대 4위에 해당하며 2011년 세계선수권 3분42초04와 비슷한 좋은 성적이다. 하지만 쑨양은 자신의 세계선수권 기록(3분43초24)을 무려 3초10을 앞당겼다. 초반 레이스는 박태환이 주도했지만 쑨양의 막판 급피치를 당해낼 수 없었다.
예선에서 부정 출발로 실격 처리되는 해프닝을 겪어 초반 페이스가 우려됐지만 박태환은 쾌조의 스타트를 보였다. 출발에서 300m 지점 턴까지 선두를 놓치지 않았다. 그러나 325m 지점을 앞두고 쑨양에게 추월을 허용했고 350m 지점 턴 이후 격차가 눈에 띄게 벌어졌다. 막판 스퍼트를 장기로 삼았던 박태환이 거꾸로 순양의 괴력에 역전을 허용한 것이다.
박태환의 초반 기세는 세계 신기록을 기대하게 할 정도로 좋았다.
첫 50m 랩타임을 25초57로 끊으며 초반부터 치고 나갔고 100m 랩타임은 53초34로 파울 비더만(독일)이 2009년 세계신기록을 세울 당시 때의 랩타임보다 1.08초가 앞섰다. 200m를 1분50초20에 끊은 박태환은 250m 지점을 지난 후부터 쑨양의 뒷심에 밀리기 시작했다. 250~300m 구간에서 박태환의 랩타임은 28초16이었지만 쑨양은 28초14를 기록하며 추격에 가속을 붙였다. 박태환의 300m 랩타임은 2분46초63. 여전히 세계 신기록 수준이었다. 그러나 쑨양은 0.01초 차까지 따라 붙었고 결국 마지막 100m 스퍼트에서 뒤집기에 성공했다.
쑨양은 300~350m를 27초10에 끊은 반면 박태환은 28초01의 랩타임을 기록하면서 처지기 시작했다. 325m 지점에서 추월 당한 박태환은 마지막 안간힘을 냈지만 쑨양의 폭발적인 스피드를 따라잡을 수 없었다.
쑨양은 마지막 50m를 26초40에 끊는 괴력을 발휘했다. 박태환도 27초(42)대로 진입하며 선전했지만 198㎝의 우수한 신체 조건으로 물살을 가른 쑨양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박태환은 "쑨양을 쫓아가려 힘을 냈지만 되지 않았다. 마지막 100m에서 승부가 갈렸다"고 말하며 패배를 인정했다.
런던=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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