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을 둘러싼 영국 왕자들의 전쟁이 시작됐다. 왕실 재정 감축을 추진하고 있는 찰스 왕세자가 왕족에 대한 지원을 줄이자 동생 앤드루 왕자가 불만을 품은 것이 발단이 됐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왕자들의 적대감으로 왕실 분위기가 싸늘하게 식었다"고 28일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시대에 맞춰 영국 왕실의 권한과 규모를 축소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찰스 왕세자는 최근 일하지 않는 왕족에 대한 지원을 대폭 삭감했다. 그러자 왕실 내부의 반발이 뒤따랐는데 특히 차남인 앤드루 왕자는 "우리 가족이 왕실 생활의 한계선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주위에 말하는 등 공공연히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갈등은 지난달 열린 여왕 엘리자베스 2세의 즉위 60주년 기념 축제인 다이아몬드 주빌리를 계기로 표면화했다. 왕실 가족이 버킹엄 궁전 발코니에서 국민에게 인사를 하는 마지막 행사에 앤드루 왕자, 삼남 에드워드 왕자, 앤 공주 모두 얼굴을 드러내지 않았는데 이는 "참석하지 않아도 된다"는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왕실 관계자는 이 일을 두고 "앤드루 왕자를 왕실의 중심에서 변방으로 밀어내는 좌천으로, 그의 심장에 칼을 겨눈 것과 같다"고 평가했으며 앤드루 왕자의 친구들은 "찰스 왕세자가 새로운 왕실의 개막을 알린 것"이라고 말했다.
신문은 앤드루 왕자가 지난해 영국 무역투자청 특별대사직에서 물러난 후 뚜렷한 역할을 찾지 못했고 자신의 두 딸에게도 왕실의 공식적 임무가 주어지지 않아 더욱 불안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박우진기자 panora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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