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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령국제음악제 '천지창조' 공연 '고음악계의 디바' 소프라노 임선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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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령국제음악제 '천지창조' 공연 '고음악계의 디바' 소프라노 임선혜

입력
2012.07.29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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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대관령국제음악제(26일~8월 5일)의 초반 화제는 27일 무대에 오른 하이든의 오라토리오 '천지창조'였다. 유리벽을 열고 닫아 야외 공연의 느낌을 낼 수 있는 신설 다목적 공연장 뮤직텐트의 첫 무대였다. 지휘자와 연주자들의 높은 집중력 덕분에 전문 콘서트홀에 비해 떨어지는 음향효과는 크게 문제 되지 않았다.

유럽에서 활동하는 소프라노 임선혜(36)씨의 맑은 목소리는 그 속에서 유난히 빛났다. 그는 소프라노 트로이카로 불린 신영옥 조수미 홍혜경씨 이후 유럽의 주요 오페라 극장에서 주역을 도맡는 유일한 한국인 소프라노다.

"지휘자 성시연씨는 고민까지 털어놓을 친구이고 김우경씨는 좋아하는 테너인데 처음 함께 공연해 기뻤어요. 바리톤 니콜라이 보르체프는 2006년 '돈 조반니'를 같이 했는데 이번에 아담과 이브 이중창을 불러서인지 사귀는 사이냐고 묻는 분이 많더군요.(웃음)"

28일 강원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에서 만난 임씨는 "그 어떤 예술작품보다 사람에게서 가장 큰 영감을 받기 때문에 협연자들과의 인간적인 교감을 중시한다"며 "지휘자와 연주자 모두에게 좋은 영향을 받은 무대였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독일어로 노래한 첫 음반이 2003년 낙소스에서 나온 '천지창조'였는데 '한국인 소프라노의 독일어 발음과 표현력이 좋다'는 평을 들었다"며 "하이든은 늘 내게 행운을 실어다 주는 작곡가"라고 설명했다.

임씨는 고전주의 이전 음악을 작곡 당시의 악기와 연주법으로 재현하는 고음악 분야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이 분야 성악가에게는 폭발적인 성량보다 투명한 고음과 정교한 테크닉이 중요하다. 서울대 음대를 거쳐 독일 카를스루에 국립음대 유학 중 대타로 출연한 콘서트에서 고음악계 거장 필립 헤레베헤의 눈에 띄어 이 분야에 발을 들인 그는 이후 헤레베레와 르네 야콥스, 지기스발트 쿠이켄, 파비오 비온디 등 바로크 음악의 거장 지휘자들과 작업해 왔다.

도전을 즐기는 임씨는 고음악뿐 아니라 도니체티의 '람메르무어의 루치아'등 낭만주의 이탈리아 오페라 출연을 비롯해 하고 싶은 게 많다. 하지만 "즐겁게 해왔기 때문에 지금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며 음악에 압도 당하는 삶을 살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30일에는 작고한 부친의 고향이자 어린 시절 "'루돌프 사슴코'를 불러 생애 첫 무대를 선보인" 성당이 있는 강원 철원의 화강문화센터에서 오페라 아리아와 한국 가곡을 노래한다.

평창=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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