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담합 논란이 불거진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의 대안으로 은행자금조달지수인 단기 코픽스(COFIX)가 거론되고 있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대출금리가 최대 0.1%포인트 정도 낮아지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몇 년간 지지부진했던 대체금리 논의가 공정거래위원회의 CD 담합 의혹 조사에 탄력을 받는 모양새라 금융당국은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2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단기지표금리 개선을 위한 관계기관 합동 테스크포스(TF)는 최근 회의를 열고 대출시장에서 CD 금리 비중을 줄이기 위한 보완금리로 단기 코픽스를 유력하게 검토했다.
코픽스는 2010년 은행연합회가 CD 금리를 대체하기 위해 도입한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다. 9개 시중은행의 자금조달금리를 가중 평균해 산출하는 것으로, CD 금리에 비해 조작할 수 있는 여지가 적고 시장변화를 잘 반영하는 장점이 있다. 반면 평균 만기가 9개월 정도로 길어 단기지표로는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를 감안해 TF는 단기 코픽스를 산출하는데 쓰이는 조달자금의 만기를 평균 3개월로 맞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만기가 짧아지는 만큼 금리도 내려가고 현실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코픽스를 단기로 잡으면 대출금리가 지금보다 최대 0.1%포인트 낮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CD 금리에 연동된 은행대출 잔액이 324조원인 걸 감안하면 연 3,200억원 정도 이자 부담이 줄어드는 셈이다. 그러나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의 가산금리 산정 방식에 따라 대출금리가 떨어질 수도, 그렇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기 코픽스가 나오면 신규 대출은 물론 기존 대출 금리 산정기준도 바꿀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도상환수수료 문제와 짧은 변동 주기 탓에 금리 상승국면에는 대출금리가 더 빨리 오를 위험도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아직 검토 중인 단계라 단기 코픽스의 산정방식, 수준, 발표주기 등 구체적인 사항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