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펠프스(27ㆍ미국)가 올림픽 3개 대회 연속 최다관왕의 신화 창조에 나선다.
런던올림픽은 펠프스에게 고별 무대다. 15세였던 2000년 시드니 대회 남자 접영 200m에 출전하며 올림픽에 데뷔한 펠프스는 2004년 아테네,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서 올림픽 역사를 새롭게 썼다. 아테네에서 금메달 6개와 동메달 2개를 목에 건 펠프스는 베이징에서 출전한 8개 종목에서 모조리 금메달을 따내는 불멸의 신화를 만들어냈다.
런던올림픽에서는 7개 종목에 출전한다. 라리사 라타니나(러시아)가 보유한 올림픽 통산 최다 메달(18개ㆍ금 9 은 5 동 4) 기록 경신은 확정적이다. 출전한 전 종목에서 메달 획득이 예상된다. 색깔이 문제일 뿐이다.
아테네, 베이징 대회에서 펠프스는 어렵지 않게 대회 최다관왕에 올랐다. 그러나 런던에서는 사정이 다르다. 강력한 라이벌이 등장했다. 베이징에서 펠프스의 그늘에 머물렀던 라이언 록티(28ㆍ미국)다. 펠프스의 올림픽 3개 대회 최다관왕 등극은 록티와의 대결에서 판가름 난다. 개인혼영 400m와 200m에서 두 사람은 박빙의 승부를 펼친다. 지난달 열린 미국 대표 선발전에서는 400m에서 록티, 200m에서 펠프스가 앞섰다.
특히 29일 오전 런던 아쿠아틱스센터에서 열릴 400m 개인 혼영 결선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400m 개인 혼영은 펠프스가 가장 꺼리는 종목이다. 체력적인 부담 탓에 2010년 이후 나서지 않았지만 은퇴 무대를 앞두고 마지막 레이스 출전을 결정했다. 펠프스는 27일 오전 열린 개막식에도 불참하며 컨디션 안배에 주력하고 있다.
펠프스와 록티의 맞대결은 두 사람이 극히 상반되는 캐릭터를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펠프스는 수영 기계다. 베이징 올림픽을 전후해서 살인적인 훈련량과 하루 1만 2,000㎈를 섭취하는 엄청난 식사량이 세계를 경악시켰다. 자고 먹고 수영하는 것이 하루 일과의 전부다. 2009년 마리화나 복용 사실이 알려지는 등 스캔들로 곤욕을 치렀지만 런던올림픽에서 은퇴하겠다는 결심을 밝힌 뒤 '수영 기계'의 일상으로 복귀했다. 런던올림픽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펠프스가 착용한 아이디 카드의 '엽기 사진'이다. 수염이 덥수룩하고 머리가 엉망으로 엉킨 이 사진은 펠프스가 콜로라도 고지 훈련 도중 찍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수영 외에 어떤 것도 신경을 쓰지 않는 펠프스의 인생관이 잘 드러난다.
반면 록티는 '자유로운 영혼'이다. 수영 외에 여러 가지 취미를 지니고 있다. 펠프스와 달리'패셔니스타'로 유명하다. 현역에서 물러난 후 패션 디자이너가 되겠다는 꿈을 지니고 있다. 신발만 130켤레를 가지고 있고 유명 모델 에이전시와 전속 계약을 맺었다. 런던올림픽 미국 대표팀 단복 모델로도 기용됐다. '다이아몬드 그릴'로 불리는 마우스피스는 화려한 록티의 스타일을 대표하는 트레이드 마크다. 지난해 상하이 수영세계선수권에서 시상대에 오르며 반짝거리는 마우스피스를 착용해 화제가 됐고 런던에서도 마찬가지 계획을 지니고 있다.
펠프스와 록티가 올림픽 선수촌에서 한 집에 머물고 있는 것도 흥미롭다.'USA 투데이'에 따르면 침실 4개짜리 집을 미국 수영 대표팀 선수 7명이 함께 쓰고 있는데 펠프스 만 독방을 쓰고 있다. 경쟁력 유지 차원에서 펠프스가 선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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