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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정의 사람, 이야기] 국민석유회사 설립준비위 이태복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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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정의 사람, 이야기] 국민석유회사 설립준비위 이태복 상임대표

입력
2012.07.27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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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에 낀 거품을 걷어내 현재보다 20% 싼 기름을 공급하겠다.” 주유소에 들를 때마다 무서운 속도로 오르는 금액 숫자판을 쳐다보기조차 겁나는 요즘, 누구라도 귀가 번쩍 뜨일 얘기다. 그런데 어떻게? “소비자들이 돈을 모아 ‘국민석유회사’를 만들자.” 아마도 상당수는 “무슨 그런 꿈 같은 얘기를 하고 있냐”며 귀를 닫아 버릴지 모른다.

맞다, 꿈 같은 얘기다. 그런데 허황된 꿈이 아니라 국민의 열망, 소비자의 힘을 모으면 얼마든지 실현 가능한 꿈이라고 역설하는 이들이 있다. 지난달 21일 공식 출범한 국민석유회사 설립준비위원회(이하 국민석유준비위)다. DJ정부 시절 청와대 복지노동수석과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이태복(62)씨가 상임대표, 김재실 전 산은캐피탈 사장, 김상집 5ㆍ18공법단체추진위원장 등이 1차준비위 공동대표를 맡고, 윤종웅 전 하이트맥주 대표, 안경률 전 새누리당 사무총장, 추미애 민주통합당 최고위원 등이 준비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인터넷(www.n-oil.co.kr)을 통해 1인 1주(1만원) 갖기 운동을 펼친 지 한 달여 만에 약정액이 350억원에 육박할 정도로 호응이 높다. 고무된 국민석유준비위는 국민약정 목표액을 당초 5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회사 설립 자본금 1,000억원을 3,000억원으로 각각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한석유협회 등 관련 업계에서는 “터무니없는 발상”이라고 일축하면서도 이 운동이 가져올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언뜻 마른 땅에서 우물 파는 듯 보이는 ‘20% 싼 착한 기름’ 프로젝트는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지난 23일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국민석유준비위 사무실에서 이태복 상임대표를 만나 구체적인 계획을 들어봤다. 이 대표는 ‘몽상가라는 지적도 있다’는 말에 “이게 성공하면 손에 장 지진다고 하신 분들, 장 지질 준비들 하시라”며 껄껄 웃었다.

-어마어마한 프로젝트인데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 저도 며칠 전에야 알았다.

맞다. 아는 분들의 호응은 폭발적인데, 아직은 국민의 1%도 모른다. 경제지 등 일부 언론에서 다뤘지만, 정유사들 말 듣고 재 뿌리는 기사가 나갔다.(웃음)

-정유업계에서 방해 공작을 하고 있다는 말인가.

우리한테 대놓고 얘기하는 건 아니고 아직은 지켜보는 단계지만, 언론사에는 압박이 좀 있는 것 같다. 그런 ‘언론봉쇄’가 언제까지 통하겠나. 아직 전국조직도 다 갖춰지기 전에 320억원이 모였다. 1인당 약정 규모를 보면 절대다수가 1~10주다. 야근 마치고 귀가해 씻고 자기에도 바쁜 새벽에 인터넷에 접속해 1주 약정을 하는 분들 보면 우리 국민들이 기름값 때문에 얼마나 큰 고통을 당하고 있는지 새삼 절감하게 된다.

-솔직히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하나하나 찬찬히 얘기해보자. 이 프로젝트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5년 전 시작한 5대거품빼기 범국민운동이 모태다. 서민 생활에 가장 큰 부담이 되는 기름값, 휴대폰 요금, 카드 수수료, 약값, 은행 금리 등 5개 분야에서 원가에 기반한 합리적인 요금 산정을 요구하며 서명 운동, 1인 시위 등을 펼쳤다. 국민들 호응이 높자 2007년 대선 당시 여야 후보들이 모두 정책으로 수용했는데, 선거 끝나고 나니 소용이 없더라. 국회에도 해당 상임위들에 관련 법 개정안을 제출했지만, 논의도 되지 않았다. 약값과 카드 수수료 인하 등 일부 성과가 없지 않지만 여전히 미흡하다. 더구나 정부가 업계를 압박해 찔금 인하해 봐야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언제든 되돌아갈 수 있다.

-5대 거품 중 기름값에 집중하게 된 까닭은.

지난해 전국을 돌며 지역 간담회를 했는데, 기름값이 가장 문제라는 의견이 많았다. 기름값이 천정부지로 뛰면서 서민들은 물론 좀 산다는 사람들에게서도 아우성이 나왔다. 오죽하면 대통령도 기름값 문제를 거듭 언급했겠나. 그런데 TF팀이라고 만든 것이 대부분 정유사들에 가까운 사람들로 꾸려졌고, 결국 4대 정유사의 독과점 구조는 그대로 둔 채 유통만 조금 손을 대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시위나 청원을 통해 원가 공개 등을 요구하는 소극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소비자의 힘을 보여줄 때가 됐다고 판단했다.

-현재 기름값,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가.

기본적으로 원가 자체가 불투명하다. 한해 8억5,000만 배럴에 달하는 원유수입량의 절반 이상이 선물거래인데, 애초 계약가가 아니라 도입 당시 세관 신고액을 그대로 도입가로 인정해주는 게 문제다. 지식경제부 등에 수차례 원가 공개를 요구했고 감사원 감사도 청구했지만 묵묵부답이었다. 국내 석유제품 가격을 전세계 원유 시장의 10%도 안 되는 싱가포르 원유가를 기준으로 정하는 것도 문제다. 과거엔 가격고시제라고 해서 정부가 가격을 정하다 IMF 이후 시장자율에 맡기면서 바뀌었는데, 누가 왜 이걸 기준으로 정했는지조차도 명확히 알려진 게 없다. 또 아시안 프리미엄이라고 해서 배럴당 1,2달러를 더 붙여 캑?중동산 원유에 전적으로 의존하다 보니 원유 메이저들의 횡포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 참여정부 시절부터 정부에 가격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정유사의 마진을 보장해주면서 국민 부담을 최소화할 있는 방안을 찾아보자고 수 차례 건의했지만 허사였다.

-그렇더라도 아예 국민석유회사를 차리자는 건 상상하기 힘든 일인데.

명색이 한 나라의 장관까지 지낸 사람인데, 막연한 상상 갖고 일을 벌였겠나. 국민주 방식으로 소비자가 주인이 되는 제5의 정유회사를 만들어 원가 절감을 통해 현재보다 20% 싼 기름을 공급하자는 기본 계획은 사실 지난해 4,5월쯤 틀이 잡혔다. 그동안 전문가들로 기술위원회, 경영위원회 등을 조직해 꾸준히 구체화 작업을 해왔다. 그런데 개인적인 이유로 미적거리다 공식 출범이 늦어졌다. 40년 넘게 민주화운동 등 우리 사회를 바꾸는 일에 애써왔는데, 내가 연루됐던 5공 시절 대표적 공안사건인 ‘학림사건’에 대한 재심에서 2010년 말 무죄가 선고(대법원 확정판결은 올 6월)되면서 이제는 좀 물러나서 책이나 쓰고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말하면 5대거품빼기 운동 하면서 집 담보로 빌린 2억원도 아직 다 갚지 못해 경제적인 부담도 느꼈다. 그런데 약정 캠페인에 기대 이상의 호응이 쏟아지는 걸 보면서 좀더 일찍 시작하지 않은 걸 후회했다. 약정액도 그렇지만 어떻게든 힘을 보태겠다는 분들이 줄을 이어 매일매일 놀라고 있다. 저기 쌓여있는 홍보 인쇄물도 7만부를 찍었는데 디자인부터 종이, 인쇄까지 100% 기부로 만들었다.

-뜻도 좋고 다 좋은데 핵심은 과연 20% 싼 기름 공급이 가능하냐는 것이다. 먼저 20%라는 수치는 어떻게 나왔나. 일단 목표치를 정해놓고 거기에 맞춰 계획을 세운 건가.

아니다. 원유 수입부터 정제, 경영 등 전 과정에서 뺄 수 있는 거품의 규모를 하나하나 따져본 결과 20% 정도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먼저 아시안 프리미엄에다 정제 비용도 많이 드는 중동산 중질유 대신 캐나다나 시베리아산 저유황 경질유를 도입할 거다. 중동산은 4달러가 넘는 운송비도 1달러 미만으로 낮출 수 있다. 정제 과정에서도 20~30% 싼 국산 촉매제를 써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촉매제는 정부 지원만 있으면 중소기업에서도 얼마든지 개발할 수 있고 중국은 이미 5,6년 전부터 자체 개발해 쓰고 있는데, 국내 정유4사는 지분의 상당부분을 갖고 있는 원유 메이저 계열사들 것을 가져다 쓴다. 경영 부문에서도 거품이 많다. 정유4사가 독과점 구조를 유지하려다 보니 뒷돈이 얼마나 들겠나. 그러니 차떼기니 뭐니 이런 말도 나오는 것 아닌가.

-그것만으로 20% 절감이 가능한가.

또 있다.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이 화학, 의료산업 등의 원료로 공급되는데, 이 페트로산업에서 얻는 이득을 소비자들에게 돌려주는 방식으로 7,8%를 세이브할 수 있다. 물론 그때그때 시장 상황에 따라 변수는 있을 수 있지만, 국민석유는 대주주들에게 수천억원씩 배당할 일도 없으니 열심히 노력하면 20%의 원가 절감이 충분히 가능하다.

-정유 업계에서 나오는 반박을 조목조목 따져보자. 먼저 캐나다산 오일샌드는 태평양 연안 쪽으로 수송관도 아직 건설돼 있지 않다는데.

수송관 설치가 추진되고 있어 우리가 회사 설립하고 시설 짓고 본격적으로 원유를 들여오는 단계에선 문제되지 않는다. 캐나다로선 중국 일본 한국 등 석유 주요소비국이 몰린 태평양 노선을 어떻게든 열려고 하지 않겠나. 고위 당국자들과 이미 얘기가 되고 있다.

-시베리아산의 경우 공급량이 적어 원활한 수급이 어렵다고 지적한다.

연해주 코즈미노항을 통해 공급되는 에스포(ESPOㆍ동시베리아-태평양 송유관) 원유는 현재 하루 30만 배럴이지만, 내후년이면 160만 배럴로 늘어난다. 러시아정부가 무려 300억달러를 들여 송유관을 괜히 건설했겠나. 에스포유는 품질이 뛰어나고 수송 비용도 저렴해 다들 눈독을 들이고 있는데, 특히 중국이 이 물량을 다 가져가려고 아우성을 치고 있다. 공급 물량은 문제가 안 된다. 우리가 걱정하는 것은 지금은 중동산보다 가격이 싼데 여러 국가간 경쟁이 붙으면 가격 메리트가 없어질 수 있다는 거다. 수급 불안 문제를 따지자면 중동산이라고 없나. 이란전 발발 가능성이 점쳐지는 등 중동의 정정 불안으로 인해 오히려 더 문제가 크다. 그래서 우리 정부도 보조금까지 줘가면서 수입 다변화 정책을 쓴 거 아니냐. 반론을 펴는 건 좋지만, 좀 제대로 된 근거를 갖고 따졌으면 좋겠다.

-땅값만 수조원이 들 정유공장 부지를 찾는 것도 난제라고 지적한다.

괜한 걱정 하지 마시라고 전해달라. 지금 지방자치단체 4곳에서 유치의향을 밝혀와 얘기를 진행하고 있다. 기존 원유비축기지에는 일본 시설들까지 들어와 있어 어렵고, 기술위원회, 경영위원회에서 지리적 조건 등 여러 변수를 고려해 결정할 거다.

-자본금 1,000억원으로 원유 정제시설을 만드는 것?가당치 않은 소리라고 한다.

국민약정이 기대 이상이어서 자본금을 3,000억원으로 올릴까 한다. 또 누가 설립자본금만 갖고 사업을 하나. 펀딩도 하고 정부 정책자금 지원도 받을 거다. 이런 말 나올 때마다 내가 하는 얘기가 있다. 개구리가 올챙이 적 생각 못하는군요. SK는 3만5,000 배럴, GS칼텍스는 6만5,000배럴로, 자본금은 300억원 안팎으로 시작했고, 다 정책자금 받아서 거대회사로 성장한 거 아니냐. 우리는 10만 배럴에, 열 배나 많은 자본금 갖고 한다는데 왜 시비냐. 또 건설 쪽에 계신 분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얘기가 건설비용의 50%는 거품이다. 정치자금, 비자금으로 빼돌리고, 엄청난 로열티 물고 메이저사들 설계도면 갖다 쓰고 이런 것들만 안 해도 공사비용은 물론 공사기간도 대폭 줄일 수 있다.

-정유사나 주유소들은 높은 유류세가 문제라고 한다.

현재 기름에 붙은 세금이 너무 많은 건 사실이다. 우리도 참여정부 때부터 빈부격차를 심화하는 간접세 비중을 낮추라고 요구해왔다. 하지만 정유업계는 폭리 구조를 덮기 위해 유류세 문제를 들고 나온다. 그런 전략에 말려들지 않을 거다. 원가 절감을 통해 유가를 20% 낮추는 노력을 먼저 한 뒤 정부에도 유류세를 20% 낮추라고 요구할 거다.

-회사 설립, 정유 공급 시기 등 향후 일정은 어떻게 잡고 있나.

원래는 연말까지 약정 캠페인을 진행하고 새 정부가 출범하면 구체적인 협의를 하려 했는데, 약정이 순조롭게 이뤄져 일정을 당겨 올해 안에 정부와 지원 문제를 매듭지을 계획이다. 장관과 총리 면담을 통해 확실한 지원 약속을 받고 나서 약정한 돈을 모을 거다. 시설 공사는 통상적으로는 4,5년 걸리지만, 동시다발로 진행해 2년 안에 끝내려 한다. 그 전에 전국 850여개인 독립 주유소들을 중심으로 전국적인 유통망을 구축하며 브랜드화 작업을 진행하는 동안에도 정제가 끝난 값싼 석유를 수입해 팔 수 있다.

-결국 정부의 정책자금 지원이 관건인 셈이다. 현 정부 임기가 몇 개월 남지 않은데다, 정유사들 반발도 만만치 않을 텐데, 과연 가능할까.

대선 국면과 맞물려 오히려 호기라고 본다. 여야를 떠나 모든 대선 후보들이 지지를 해준다면 정부가 움직이지 않을 수 있겠나. 기름값 문제는 정치적 계산을 떠난 문제다. 보수, 진보 이런 구분도 없다. 지역 조직들이 속속 만들어지고 있는데, 가보면 대한부인회 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 같은 보수성향의 단체들부터 환경운동연합 등까지 망라돼있다. 이렇게 국민적 관심이 뜨거운데, 어느 대선 주자가 못하겠다고 하겠나. 이미 준비위원에 여야 각 후보 진영의 의원들이 모두 참여하고 있다. 경제민주화가 시대적 화두가 됐는데, 대기업의 독과점 구조를 깨고 착한 기름을 공급하는 한편, 착한 일자리 5,000여개를 새로 만드는 국민석유회사만큼 확실한 경제민주화 방안은 없을 것이다.

-말 나온 김에 현재 정치권에서 벌어지는 경제민주화 논쟁에 대해 평한다면.

재벌 규제 등 방안을 놓고 소모적인 논쟁을 하기보다는 서민이나 중소기업이 고통 받고 있는 현실을 실질적으로 바꿔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지금 정치권 논의가 출자총액제한이라든가 순환출자 금지 등에 쏠려 있는데, 과거에도 그런 제도를 도입했지만 결과적으로 재벌의 몸집은 더 커졌고 대기업의 독과점도 더 심해졌다. 시선을 넓혀 대기업, 수출 중심인 국가경제 구조를 중소기업과 내수 중심으로 전환하려는 구체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그게 어설픈 조치나 말로는 안되니 재벌 해체 같은 급진적인 주장이 나오는 것 아닌가.

이미 경제구조가 철저하게 대기업 중심으로 짜여 있는데 극단적인 조치를 하게 되면 경제에 큰 충격이 가해져 부작용이 클 수밖에 없다. 공정거래법을 강화해 확실히 적용하고, 정부 조달 부문서부터 꾸준히 중소기업의 비중을 높여주는 단계적인 개혁이 필요하다. 시장경제의 모범이라는 미국도 국방 분야 조달 예산의 37%를 중소기업에 할당하고 있는데, 우리는 몇 십 억, 심지어 몇 억 원짜리 사업까지 대기업이 챙겨가니 한심한 나라다.

-개인적인 질문 하나. 학림사건 무죄가 확정됐는데, 손해배상소송 계획은.

불법구금에 대한 손해배상은 이미 냈고, 추가로 검토 중이다. 사실 전두환, 노태우가 물어내야 하는데, 국민 돈으로 배상 받을 테니 앞으로 사회에 더 봉사하라는 뜻이구나 싶다. 돈 받으면 국민석유에 보태고, 개인 빚도 갚고, 노후 준비도 해야 한다.(웃음) (학림사건 당시) 고문 후유증으로 자식도 못 낳았는데…. 지금도 밤에 쫓기는 악몽을 꾸는 등 고문 트라우마가 심해 치료를 받고 있다.

-2010년 지방선거 때 충남지사를 염두에 두고 자유선진당에 입당했다가 공천을 받지 못해 탈당했다. 다시 정치 활동을 할 생각은 없나.

당시 내가 먼저 시켜달라 한 것도 아니고 그쪽에서 제안해 간 건데 나중에 정치헌금을 내라느니 말이 달라져 나왔다. 결과적으로 속은 건데, 나는 지사가 정치하는 자리라고 생각지 않았다. 패거리 짓고 싸우고 이런 건 나하고 맞지 않는다. 돈도 없고. 나의 주된 관심사는 민생 안정과 일자리 만들기다. 국민석유회사 설립이 마지막 봉사라고 생각한다.

-전문지식이 부족한 사람들로서는 솔직히 이게 실현 가능한 프로젝트인지 판단이 잘 서지 않는다. 그래서 한편에선 이 대표가 몽상가라는 얘기도 나오는 것 같다.

이태복을 잘 모르는 분들 얘기다. 국민들의 고통을 누군가는 나서서 풀어주려는 시도를 해야 한다는 의무감에서 시작했지만, 실현 가능성이 없다면 덤비지도 않았다. 시장조사 다했다. 1970년대 광민사라는 출판사를 할 때도 주위에서 얼마 안 가 돈 다 털어먹을 거라고 했다. ‘광민’은 백성에게 빛을 준다는 뜻인데, 빛 광이 아니라 미칠 광자라고 놀려댔다. 하지만 성공했다. 출범식 때 준비위원인 소리꾼 임진택씨가 ‘이거 성공하면 손에 장을 지지겠다는 분들 있다는데, 장 지지자, 장 지지자’고 외쳐 다들 웃었다. 그런 분들 진짜 장 지질 준비 하고 계시라.

선임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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