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의 노래 / 민은기 엮음 / 한울 발행·336쪽·1만8,000원
"음악은 독재자의 효과적인 지배도구이다. 통제와 탄압 외에 음악을 결합시킬 때 원숙한 독재로 자리잡는다."
민은기 서울대 음대 교수 등 음악사연구회 회원 8명이 최근 발간한 <독재자의 노래> 는 김일성와 박정희 등 독재자들이 자신들의 체제를 유지하고 공고히 하기 위해 음악을 어떻게 활용했는지를 상세히 파헤쳤다. 독재자의>
북한의 음악 통치는 뿌리가 아주 깊다. 1920년대부터 항일혁명 가요를 창작했다고 알려진 김일성은 1946년 5월과 9월에 예술인 대회를 소집 "음악예술인들은 새 민주조선 건설에 적극 이바지해야 한다"는 교시를 내리고 본격적인 사상 교육 매체로 음악을 이용했다. 음악은 감상의 대상이 아니며 인민을 사회주의에 몰입하게 해 강성대국을 건설하는 정치수단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1972년 최고 권력자가 된 김일성은 자신의 혁명과업을 찬양하는 노래를 양산했는데, 2000년 통일부 자료에 따르면 북한 창작음악의 80%가 위인의 공덕을 기리는 '송가'다.
박정희 시대에도 하루의 시작과 끝은 음악이었다. 국민체조 노래에 이어 '새마을노래''잘살아보세''나의 조국''조국찬가'가 이어졌고 일과가 끝나는 시간에 맞춰 이 노래들은 다시 울려 퍼졌다. '새마을 노래'와 '나의 조국'은 박 대통령이 직접 작사, 작곡했다. 이러한 노래에는 대부분 명랑하고 진취적이고 힘차게 부르라는 주문이 붙어 있다.
책을 기획하고 엮은 민은기 서울대 음대교수는 서문에서"독재자가 음악에 관심을 기울이고 이를 활용하려는 이유는 음악이 인간의 언어와 행위를 통합시키고, 사회적, 종교적 계급을 강화하는 접착제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책에는 나폴레옹 스탈린 무솔리니 히틀러 마오쩌둥 카스트로 등의 음악 정치에 대해서도 분석했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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