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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민기대 외면하고 벼랑 찾아간 통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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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민기대 외면하고 벼랑 찾아간 통진당

입력
2012.07.27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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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은 통합진보당이 이석기, 김재연 두 비례대표의원 제명을 깨끗하게 매듭짓고 약속했던 혁신의 길로 나아가길 바랬다. 그런데 26일 의총에서 두 의원 제명 부결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결과가 나왔다. 국민들은 실망을 넘어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 국민 눈 높이에 맞춰 국민과 함께 가길 거부한 정당의 생명이 오래 지속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당장 통합진보당 내부가 극심한 후폭풍에 휩싸였다. 심상정 원내대표 등 원내 지도부가 부결사태에 책임을 지고 총사퇴를 선언했고, 탈당 의사를 밝힌 의원과 당원들이 줄을 잇고 있다. 강기갑 대표체제는 유지되지만 각종 혁신안을 실천해 나갈 동력이 크게 약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는 혁신안이 실현될 때까지 통합진보당에 대한 지지를 조건부로 철회한 민주노총의 입장도 달라지기 어렵다. 최대 지지기반인 민주노총이 떨어져 나간다면 통합진보당의 존재는 유명무실해질 게 뻔하다.

두 의원 제명 부결이라는 예기치 않는 사태가 발생한 데는 신ㆍ구 당권파 중간지대에 있던 김제남 의원의 기회주의적 태도가 결정적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책임은 구당권파에 있다. 부정경선 1, 2차 진상조사를 통해 경선 정당성 상실이 확인된 만큼 두 의원은 자진사퇴 하는 게 정답이었다. 그러나 이들과 구당권파는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버텨 결국 제명 부결을 이끌어 냈다. 이석기 의원은 "진실이 승리하고 진보가 승리했다"고 했지만 턱도 없는 소리다. 일반 국민들의 생각은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통합진보당의 앞날은 암담하다. 구당권파가 여세를 몰아 경선부정 진상조사 결과와 두 의원의 당원 자격을 박탈한 당기위 결정을 번복하려 들면 분당 사태 등 걷잡을 수 없는 혼란으로 빠져들 수 있다. 야권연대가 물 건너 가는 것은 물론이고 '진보의 재구성' 불씨를 지폈던 진보진영 전체도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진보정당에 대한 국민들의 염증도 한층 깊어질 것이다. 심상정 원내대표는 어제"힘으로 국민을 이기려는 정치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했다. 구당권파는 이 말의 의미를 깊이 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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