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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커피에 밀린다고요? 초록보약 綠茶, 쓰임새도 많아요

입력
2012.07.26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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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기호 음료의 ‘갑’은 단연 커피다. 몇 년 전부터 커피전문점이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커피소비량이 1인당 연간 500잔에 이른다는 통계가 나올 정도로 대중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하지만 다도문화에 대한 관심과 함께 한때 인기가 높았던 녹차 소비량은 줄고 있는 추세다.

녹차가 우울증 완화, 항암 등에 효능이 있다는 연구논문은 수도 없이 많다. 최신 연구 결과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녹차는 오랫동안 마늘, 양파, 매실, 콩 등과 더불어 최고의 해독 식품 중 하나로 꼽혀왔다. 녹차를 ‘차 중의 차’라고 말하는 원광디지털대 차문화경영학과 송해경 교수는 “녹차에 함유되어 있는 쌉싸름하고 떫은 맛을 내는 카테친은 비타민C보다 10배, 비타민E보다 무려 20배나 강력한 항산화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항암과 노화 방지, 해독작용 등에 효능이 있는 카테친 성분은 찻잎을 발효하지 않고 건조시킨 녹차에는 더 많다.

녹차는 또한 중추신경을 자극하는 ‘카페인’과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는 ‘데아닌’을 함께 가지고 있어 마시면, 머리를 맑게 하고 기억력을 증진시키면서 동시에 릴랙스 효과도 가져온다. 카페인은 과다하면 각성작용을 일으키지만 녹차에는 유사 카페인이 함유되어 있어 커피를 마셨을 때보다 각성효과가 완만하고 지속기간도 짧다는 것도 특징이다.

녹차는 버릴 것이 없다. 따뜻한 물에 우려 차로 마셔도 좋지만 찻물을 우린 잎으로는 요리와 집안 곳곳에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다. 효능만큼이나 다양한 활용 방법을 소개한다.

▩녹차를 마실 땐, 김이 한소끔 나간 후에 우려야

녹차는 잎의 채취시기에 따라 찻잎의 크기와 여리고 질긴 정도의 차이 난다. 국내에서는 찻잎을 따는 시기별로, 봄비가 내리기 전에 딴 것을 우전이라 하고 그 다음이 세작, 중작, 대작으로 불린다. 녹차의 색깔은 세작일수록 연두색에 가까운 비취색을, 중작이나 대작으로 갈수록 짙은 청록색을 띤다.

이른 봄에 딴 우전차는 추운 겨울을 지나 처음 나온 찻잎으로 감칠맛을 내는 데아닌 성분이 많고, 쓰고 떫은 맛의 카테친 함량은 낮다. 뒤에 딸수록 성분 차의 비율은 바뀐다. 녹차를 우릴 땐, 감칠맛은 많이 우리고, 떫은 맛은 최대한 천천히 우러나게 하는 것이 관건. 데아닌은 높은 온도에서 응고되고, 카테친 성분은 열탕에서 빨리 우러나기 때문에 팔팔 끓는 물이 아닌, 김을 한소끔 내보낸 80~90℃에서 우려내는 것이 좋다.

녹차와 곁들일 간식을 찾는다면 향과 맛이 강하고 기름진 것은 피하는 게 좋다. 달콤한 과자나 떡, 양갱, 꿀이 들어간 다식 등이 어울린다.

▩ 주방, 옷장 안에 찻잎 쏙! 모기 물렸을 때도 녹차가 필요해

녹차는 악취와 세균, 습기 제거 효과도 탁월하다. 우려낸 찻잎이나 티백을 주방 개수대에 놓아 두면 차의 성분 중 하나인 사포닌이 세균 번식을 막아준다. 프라이팬이나 냄비, 도마에 배인 냄새 제거나 화장실, 냉장고 탈취제로도 좋다.

늘 보송보송해야 하는 옷장에도 요긴하다. 말린 찻잎을 망사주머니에 넣어 옷장에 걸어두면 타닌 성분과 엽록소의 강력한 흡수력이 습기를 제거하고 곰팡이 냄새를 없애 준다.

야외 활동이 많은 여름에 모기와 같은 벌레에 물렸다면 녹차를 진하게 우려 물린 곳에 발라보자. 해독과 진정작용으로 붓지도 않고 독성이 빠진다. 마시고 버릴 찻잎을 말렸다가 모깃불처럼 태우면 모기 등 각종 벌레의 접근도 막을 수 있다.

▩녹차로 만드는 별미 건강식

녹차를 마셨다면 남은 찻잎으로 간단한 요리도 만들어보자. 다시금 맑게 우려낸 찻물과 부드러워진 찻잎은 요리에 색과 풍미를 더해주는 좋은 재료다.

-녹차오색밀쌈

재료

녹차밀전병: 우려낸 찻잎 30g, 밀가루 1컵, 식힌 녹찻물1컵, 소금1/2작은술

속재료

파프리카 2개(홍색과 황색 1개씩), 우엉 70g, 마늘쫑 30g, 식용유 약간, 소금 약간, 간장 2작은술, 설탕1/2작은술

만드는 법

1. 뜨거운 물에 녹차잎을 우려 잎은 건져 잘게 썰고, 녹찻물은 식힌다.

2. 마늘쫑은 5~6cm 길이로 잘라 끓는 물에 데친 후 물기를 제거하고 기름 두른 팬에서 소금 간을 하여 센불로 살짝 볶아낸다.

3. 파프리카는 채 썰어 팬에 기름을 두르고 센불에서 1분 이내로 볶으면서 소금 간을 한다.

4. 우엉은 채 썰어 팬에 기름을 두르고 약한 불에서 간장과 설탕을 넣고 볶는다.

5. 녹차밀전병은 밀가루, 찻물, 찻잎과 소금을 섞어 묽은 반죽으로 만든 다음 팬에 기름을 두르고 중간불에서 사방 15~20cm 크기로 큼직하게 밀전병(밀쌈)을 부친다.

6. 밀전병에 마늘쫑과 파프리카, 우엉을 넣고 돌돌 말아 2cm정도로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접시에 담는다.

-녹차단호박샐러드

재료

우려낸 찻잎 30g, 단호박 1/2통, 견과류(아몬드 1/2큰술, 호박씨1/2큰술, 잣 1/2큰술, 5?1/2큰술), 마요네즈 2큰술, 소금 1작은술

만드는 법

1. 차를 우려내고 남은 찻잎은 잘게 썬다

2. 단호박은 씨를 빼고 찜솥에서 젓가락이 쉽게 들어갈 정도로 푹 쪄서 뜨거울 때 으깬다.

3. 견과류는 굵게 다진다. (※견과류는 아몬드, 잣, 호두, 호박씨 이외에도 땅콩이나 캐슈넛등을 자유롭게 이용해도 좋다.)

4. 다져 놓은 녹차잎, 으깬 단호박, 견과류를 마요네즈로 잘 섞으면서 소금으로 간을 하여 완성한다.

■ TIP>> 묵은 녹차에 햇차를 섞으면 맛과 향이 되살아나요.

녹차는 저장 기간이 길어질수록 산화하면서 신선도가 떨어진다. 녹차의 유통기한은 보통 2년 정도지만 아무리 잘 보관해도 시간이 흐르면 눅눅해지면서 잡냄새도 나게 된다. 오래될수록 색도 검게 변한다.

녹차를 보관할 때는 무엇보다 공기나 습기와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진공포장기나 봉합기로 밀봉해 냉장보관 하는 것이 좋지만 테이프로 밀봉하거나 여러 번 접은 후 집게로 집어 서늘한 곳에 보관해도 괜찮다.

가능한 빨리 마시는 것이 좋지만 유통기한이 남은 차가 있다면 두꺼운 프라이팬에 알루미늄 호일을 깔고 가장 약한 불에서 2~3분 정도 덖거나 묵은 차에 햇차를 조금 섞어서 마시면 맛과 향이 되살아난다.

몸에 좋은 녹차도 주의할 점이 있다. 한번에 여러 잔 마시거나 임산부나 아기, 위장이 약한 사람은 피하는 것이 좋다. 또 날씨가 덥다고 녹차에 얼음을 넣어 차게 마시는 건 금물이다. 녹차는 기본적으로 찬 성질을 가지기 때문에 열이 많은 체질이라도 반드시 따뜻하게 마실 것을 전문가들은 권한다.

이인선기자 kelly@hk.co.kr

도움말·사진=원광디지털대학교 차문화경영학과 송해경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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