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제1국방위원장의 부인이 화제다. 조선중앙TV 등 북한 매체들은 그제 밤 평양 능라 인민유원지 준공 소식을 전하면서 “김정은 원수가 부인 리설주 동지와 함께 준공식장에 나왔다”고 보도했다. 북한 매체들은 지난 7일부터 김정은이 젊은 여성과 함께 공식 행사에 참석한 화면을 3 차례나 보도해 궁금증을 자아냈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생전에 부인 모습을 정식으로 공개한 적이 없었던 점에 비춰 북한이 퍼스트 레이디를 공개한 것은 매우 파격적인 일이다.
리설주는 북한 은하수 관현악단 소속 가수 출신이며 김일성종합대학에서 6개월 간 퍼스트 레이디 교육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언제 결혼했는지는 확인되지는 않았다. 또 가수 출신이 아니라 김일성종합대학 대학원까지 졸업한 다른 인물이라는 설도 있다. 중요한 것은 북한이 김 제1위원장 부인의 존재를 대내외에 알리고 공식행사 참석 장면을 보도하기 시작한 배경이다. 북한 전문가들은 28세에 불과한 김정은이 연륜 부족 이미지를 보완하고 대내외에 안정감을 주려는 의도로 분석하고 있다.
김정은 체제 출범 후 나타나고 있는 일련의 변화 조짐과 연관 지어 보면 더욱 의미가 있다. 인민생활 향상 강조와 군 강경파인 리영호 총참모장 경질은 개혁을 위한 정지작업으로 해석된다. 군 경제사업의 내각 이관, 협동농장 분조 축소 등 새로운 경제관리방식 도입 움직임도 구체화하고 있다. 중ㆍ고교 과정을 스위스에서 유학한 김정은이 서구생활 경험을 바탕으로 정상적인 국가의 지도자 면모를 지향하며 보다 유연한 변화를 꾀하는 게 아니냐는 기대를 해봄 직하다.
물론 북한이 김정은 체제 들어서도 계획경제와 수령유일지도체계를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는 만큼 근본적인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러나 북한이 제한적이나마 변화의 조짐을 보인다면 이를 장려하고 견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류우익 통일부장관이 그제 국회에서 남북대화 재개 노력을 시사한 것은 그런 면에서 눈길을 끈다. 여야 대선주자들도 일련의 북한 변화 조짐을 염두에 두고 대북정책의 비전을 가다듬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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