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통영 초등생 한아름(10)양 살해 사건에 대한 현장검증이 26일 실시됐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우발적 범행으로 결론 짓고 범인 김모(44)씨를 27일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1시간50분가량 진행된 현장검증에서 김씨는 한양의 유족과 주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범행 과정을 비교적 담담하게 재연했다. 김씨는 검거 당시 입었던 짙은 남색 상의, 검은색 등산바지 차림이었으며 맨 얼굴에 모자를 쓰지도 않았다.
김씨는 한양을 트럭에 태운 뒤 손을 결박하는 장면 등을 재연할 때까지만 해도 고개를 숙이지 않고 담담하게 현장검증에 응했지만 자신이 세 들어 사는 마을회관에 도착, 방에서 한양을 추행하고 살해하는 장면에서는 눈을 감거나 고개를 숙이는 등 동요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는 숨진 한양을 마대자루에 넣어 트럭 짐칸에 싣는 상황에서는 끝내 눈물을 보였다.
김씨는 "할 말이 없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죽을 죄를 졌다. 아름이가 다음 세상에서 편히 살았으면 좋겠다"고 사죄했다.
현장에 있던 한양의 아버지는 "내 딸 살려내라"며 오열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으며 한 주민은 화를 참지 못하고 양산으로 김씨를 때리는 등 격앙된 분위기를 보였다.
경찰은 "김씨가 한 양을 결박하고 휴대전화를 빼앗아 하수구에 버린 것과 자신의 집 거실에 있던 검은색 노끈으로 목 졸라 살해한 부분 등이 명확하게 확인됐다"며 "여러 정황상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됐다기 보다는 우발적으로 저지른 범행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통영=이동렬기자 d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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